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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약,
올바르게 사용하기

현대인들은 하루 종일 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지냅니다.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을 깜빡이지 않게 돼서 눈이 뻑뻑해지고는 합니다. 또 미세먼지와 황사 등 공기 질이 좋지 않은 날이 늘어나면서 눈의 불편함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이럴 때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안약을 찾게 되죠. 안약 사용법과 주의할 점에 대해 알아봅니다.

정희진 울산대학교병원 약제팀 약사

일반의약품 안약에는 눈의 건조함을 줄여주는 인공눈물과 염증을 완화하기 위한 염증치료용 안약이 있습니다. 인공눈물은 말 그대로 눈물 역할을 해주는 약입니다. 눈물은 윤활제 역할을 해서 눈에 이물질이 붙는 걸 막아 안구 표면이 손상되지 않도록 예방해줍니다. 하지만 노화, 수술, 약물, 질병, 전자기기 사용 등으로 눈물이 잘 만들어지지 않거나 눈물이 많이 증발되는 경우에는 안구 표면이 건조해져서 시림, 이물감, 건조감 등 자극이 느껴지는 불편한 증상이 생깁니다.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이런 증상을 완화하고 이물질을 씻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건조로 인해 손상된 안구 표면에 다른 질환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사용 기한 준수가 중요

안약은 방부제 포함 여부로 사용 기한이 달라집니다. 방부제가 포함되지 않은 안약은 작은 플라스틱 앰플에 몇 번 정도만 쓸 적은 양이 들어 있습니다. 다회용 안약에는 감염을 막기 위해 방부제가 들어 있는데 가장 흔히 쓰이는 방부제 성분은 벤잘코늄입니다. 이 성분은 항균 효과는 뛰어나지만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벤잘코늄이 포함된 안약을 하루 6회 이상, 장기간 사용하면 각막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수술 후에는 각막이 회복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방부제가 없는 인공눈물 사용이 권장됩니다. 또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방부제 성분이 든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방부제가 렌즈에 흡착되어 각막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방부제가 없는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은 일회용 인공눈물이라 해도 하루에 6회 이상 사용하면 눈물에 들어 있는 유익한 성분을 희석해 안구 표면을 손상시키고 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인공눈물에는 여러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히알루론산은 물과 결합해서 각막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상처를 치유해 수술 후 수술 부위가 빨리 치유되도록 돕고 염증을 억제합니다. 셀룰로오스, 폴리에틸렌글리콜은 눈물이 증발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포비돈은 주로 점액층에 작용, 점성을 유지해 각막 상피세포를 보호합니다. 염화칼륨, 염화나트륨은 눈물을 보충해줍니다. 겔제나 연고에 들어 있는 라놀린, 카보머는 점도가 높아 눈 표면에서 오래 머물며 눈물이 증발되는 것을 막습니다. 점도가 높을수록 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지만 시야 흐림을 유발할 수 있어 끈적한 겔제나 연고는 대개 자기 전에 사용합니다.

염증치료용 안약 사용법

염증치료용 안약은 결막염 증상에 사용합니다. 결막은 눈 가장 바깥에 있기 때문에 먼지, 꽃가루 등에 노출되어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염증치료용 안약에도 여러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클로르페니라민 등 항알레르기제는 알레르기 반응, 즉 가려움이나 부기를 완화해줍니다. 아미노카프론산은 항섬유소 용해제로 지혈 작용을 통해 충혈을 가라앉힙니다. 국소혈관 수축제는 가려움이나 부기 및 눈의 붉은 기를 완화하고, 부교감신경흥분제는 근육을 풀어주어 눈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멘톨이나 캄파 성분이 있는 안약은 눈에 넣으면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대부분의 안약은 1~30도의 실온에 보관하는 것이 권장되고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됩니다. 냉장 보관해야 하는 안약만 냉장고에 보관하되, 한여름에 온도가 30도가 넘을까 우려되어 실온 보관 안약을 냉장고에 보관했다면 눈에 자극이 가지 않도록 손으로 감싸 체온과 비슷하게 한 후 사용합니다.

안약에 쓰여 있는 유통기한은 개봉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권장되는 기간입니다. 개봉 후에는 사용할 때마다 이물질이 약통 입구에 묻으면서 안약이 오염될 수 있으니 개봉하고 한 달이 지난 약은 사용하지 말고 폐기해야 합니다. 사용하는 동안에도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눈에 넣을 땐 아무것에도 닿지 않게 주의하고, 사용 후엔 뚜껑을 꼭 닫아서 보관해야 하며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면 안 됩니다.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안약은 가능한 1회 사용 후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안약 올바르게 사용하기

안약의 투여 횟수나 1회 투여량은 약에 따라 다르니 제품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사용해야 합니다. 그 외 안약의 사용 방법은 공통적입니다. 우선 투여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감염을 막기 위해 손을 씻습니다. 그다음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고 엄지와 검지로 아래 눈꺼풀을 잡아당긴 후, 앞을 보며 고개를 돌려 흰자가 많이 보이도록 합니다. 코보다는 귀 쪽의 흰자위 공간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약을 넣으면 됩니다.

검은자위 위에 직접 약을 떨어뜨리지 말고, 안약통이 눈썹이나 피부 등에 닿지 않게 주의하며 한방울만 잘 들어가도록 합니다. 약을 많이 넣어도 눈의 공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 흡수되지 못하고 대부분은 눈 밖으로 흘러나와 얼굴 피부에 불필요한 자극만 줄 수 있습니다.

액체인 점안액을 잘 넣었다면 30초 이상 눈과 코 사이를 눌러주고, 끈적한 겔제나 안연고를 넣고 나면 1분 이상 눈을 감아줍니다. 이렇게 하면 눈, 코, 입으로 이어지는 눈물샘으로 약이 들어가지 않아 안약의 쓴맛이 느껴지지 않고 눈 외의 다른 부위로 안약이 퍼지는 것을 최소화해 부작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개의 안약을 넣을 때는 대개 액체 안약을 먼저 넣은 후 인공눈물을 넣고 끈적한 겔제나 안연고를 넣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입니다. 이때 여러 안약을 동시에 넣으면 안약끼리 섞여 희석되거나 흡수되지 않은 안약이 눈 밖으로 나와 효과가 줄어듭니다. 따라서 한 가지 안약을 먼저 넣고 3~5분 간격을 두어 모두 흡수된 뒤에 다음 안약을 넣어야 합니다. 전부 투여하고 나면 손을 씻어 다른 곳에 안약을 묻히는 일이 없도록 합니다. 일반의약품 안약의 부작용으로는 충혈, 눈자극감, 눈꺼풀 가려움 등이 있으나 사용하는 양과 횟수, 방법을 잘 지킨다면 발생 빈도는 높지 않으며 정도도 경미합니다.

인공눈물의 가격 변화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메인 뉴스에 뜰 정도로 안약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반의약품을 옳은 방법으로 사용하여 증상을 조절하되, 2주 이상 사용해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정해진 용량을 초과해 사용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 일반의약품 안약과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 안약 모두 어떻게 눈에 넣는지에 따라 흡수되는 양이 달라지고 보관 상태에 따라 감염 위험이 좌우되니 알맞은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약 올바르게 사용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