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ine

각종 검사 시 약 복용
어떻게 해야 할까?

정기 검진 또는 몸의 이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할 때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검사 전 복용하는 약에 대한 안내가 있지만 잊거나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또 검사할 때 투여하는 약제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정희진 울산대학교병원 약제팀 약사

정밀 검사를 위해 조직을 떼어 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직을 떼어 내면 출혈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 혈액이 굳는 것을 막는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피가 멈추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이 있는 약 성분으로는 아스피린(aspirin), 클로피도그렐(clopidogrel), 와파린(warfarin) 등이 있습니다. 같은 성분으로 만들더라도 각 회사마다 약 이름을 다르게 출시해 구분하기 쉽지 않은 데다 이 약들은 스텐트 삽입, 심근 경색, 동맥 경화 등에 많이 쓰이는 약이니 복용하는 약 중에 이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검사 일주일 전부터 며칠간 중단할 수도 있지만, 중단 시 혈전 발생 등 예상되는 위험이 크다면 계속 복용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약을 처방한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면 평소 진료받는 병원에서 복용 여부를 상의하고, 검사받을 병원에 알려야 합니다. 만약 이 약을 검사 시에도 계속 복용해야 한다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금식 동반 검사 시 주의해야 할 약

금식을 해야 하는 검사가 예정되어 있다면 당뇨로 인한 약 복용이나 인슐린 주사 투여를 금식 시작과 함께 중단해야 합니다. 식사를 하지 않는데 당뇨 약을 먹거나 주사하면 혈당이 과하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당뇨 약 중 특별히 주의해야 할 성분이 있는데 바로 메트포르민(metformin)입니다. CT 검사 시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 요오드화 조영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시적으로 신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메트포르민은 신장을 통해 몸 밖으로 나가는데 조영제로 인해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메트포르민이 몸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몸 안에 머물러 있게 되어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라면 수치에 따라 검진 이틀 전이나 검사 당일부터 메트포르민을 중단했다가, 검사 48시간 후 신장 기능을 확인한 다음에 다시 복용해야 합니다. 신장 기능이 높은 분들은 중단 없이 유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 또한 신장 수치, 당뇨 등 사람마다 다른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주치의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메트포르민을 중단하기로 했으면 메트포르민이 들어 있는 약을 구분해야 합니다. 글루코파지, 다이아벡스 등 메트포르민만 있는 약도 있지만, 메트포르민은 워낙 당뇨에 많이 쓰이는 약이기 때문에 다른 당뇨 약 성분과 함께 복합제로도 자주 쓰입니다. 예컨대 자누메트, 트라젠타듀오 등이 메트포르민 등 여러 당뇨 약 성분이 함께 포함된 약입니다. 따라서 당뇨 약을 복용 중이라면 복용하는 약에 메트포르민 성분이 들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조영제 사용 시 부작용 체크

조영제를 사용한 후 두통,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데 대부분 가벼운 증상이고 저절로 회복됩니다. 하지만 천식이 있는 분이라면 호흡 곤란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검사 시 평소 사용하던 흡입제를 지참해야 합니다. 내시경 등 다른 검사에서도 약제를 사용한다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니 꼭 CT 검사가 아니더라도 흡입제를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자율 신경 검사를 받을 때엔 주의해야 할 약제가 여러 가지 있습니다. 자율 신경은 혈압, 체온, 소화 등 많은 기능을 조절하기에 문제가 생기면 기립성 저혈압, 어지러움, 비정상적 땀 분비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몸의 많은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을 검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들도 다양합니다.

항히스타민제를 포함한 항콜린성 약물, 혈관에 작용하는 약물, 마약성 진통제, 항우울제가 이에 속하는데, 전문가와 미리 상의해서 중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처방 없이 구입 가능한 일반 약 중 기침약, 감기약, 알레르기 약, 코막힘 약 등도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평소 투여하던 약이 있다면 모두 확인해야 합니다. 알레르기 약으로 많이 쓰이는 항히스타민제 중에서 최신 개발된 성분들은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 고혈압 약, 심장약, 항경련제 등 평소에 투여하던 약은 금식과 상관없이 검사 당일 아침 일찍 소량의 물과 함께 복용하고 검사 후엔 투여해도 되는 게 대부분이지만, 이 역시 주치의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대장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면

대장 내시경을 받을 땐 대장이 깨끗한 상태여야 정확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평소에 변비가 심한 분이라면 변비약을 복용하거나, 다른 사람보다 며칠 더 전부터 부드러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 됩니다. 검사 몇 시간 전에는 장 세정제를 복용해 장을 청결하게 합니다. 기존의 장 세정제는 물에 녹여 먹는 분말 형태로 15분마다 250ml씩 여러 번 마셔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는데 최근 알약으로 된 장 세정제가 출시되어 간편해졌습니다. 그러나 복용해야 할 알약 개수가 많아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 개인의 상태와 기호에 따라 주치의와 상담해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 세정제는 복용하는 동안 약간의 구역질 등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금방 괜찮아집니다. 약을 다 복용한 후에는 검진까지 물을 포함해 어떠한 음식도 섭취하면 안 됩니다.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면 몇 시간 동안 검사 약제 효과가 유지돼 몽롱하거나 어지러울 수 있으므로 보호자와 동행해야 합니다.

어떤 이유든 검사는 여러모로 긴장되고 신경 쓰이는 일입니다. 검사 전 주의해야 할 점들을 잘 지켜 검사 결과에 영향이 미치거나 다시 검사하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검사하기 전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 처방 병원과 다른 병원일 경우 복용 약 꼭 알리기

· 금식해야 한다면 당뇨병 약은 금식 시작과 함께 중단

· 천식 환자는 흡입제 챙기기

· 자율 신경 검사 시 항히스타민제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