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

스스로 따뜻해지는 길
부여 규암 마을 ‘자온길’

스스로 따뜻해지는 길, 자온(自溫)길이라 불리는 이곳은 공방과 카페, 책방, 레스토랑이 들어서며 형성됐다. 자칫 잊힌 골목이 될 수도 있던 길이 스스로 온기를 불어넣으며 사람들이 모여드는 골목으로 다시 태어났다.

편집실 사진 백기광, 송인호

부여읍에서 백제교를 건너면 보이는 규암 마을 자온길은 123사비 아트큐브&전망대부터 시작이다. 공방과 카페가 나란히 서 있고, 책방과 음식점, 한옥 스테이가 드문드문 보인다. 마을 골목마다 자리한 공예 상점과 창작 센터, 공방이 마을을 하나의 그림지도로 만들었다.

자온길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곳은 책방 세간이다. 2018년 80년 된 담배 가게를 책방으로 만든 것을 시작으로 카페 수월옥과 스테이 작은한옥, 음식점 자온양조장 등이 마을을 수놓았다. 부여군은 공예를 테마로 한 123사비 공예마을을 조성하며 규암 마을에 자리 잡은 공방 지원에 나섰다.

그냥 걷기만 해도 눈이 즐거운 요소가 곳곳에 있는 규암 마을에는 소소한 즐길거리도 준비되어 있다. 123사비 아트큐브&전망대에 가면 공예 작품 전시와 판매가 이루어지고, 플리마켓과 123사비 공예페스타도 열린다. 공방 작가들의 원데이 클래스와 123사비 공예마을 투어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진다.

양조장에서 음식점으로

자온양조장

옛 양조장임을 잊지 않겠다는 듯 각종 술병이 일정한 간격으로 전시된 공간이 눈길을 끄는 자온 양조장은 식사와 술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메뉴판을 꽉 채운 음식들만 봐도 핫플 인증이다. 감태씨앗젓갈밥, 트러플크림뇨끼, 차돌마라전골, 어니언가라아게 등 이름부터 트렌디하고 담음새나 맛 또한 핫하다. 자개장을 비롯해 세월의 흔적이 쌓인 가구와 소품이 자온길과 잘 어울린다.

자온길 입구의 카페 겸 디저트 맛집

수북로55

티라미수와 바나나브레드, 블루베리판나코타를 직접 만드는 카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한 실내 장식이 시선을 사로잡고, 또 하나의 문을 나서면 420년 된 은행나무가 존재감을 발하는 작은 마당이 펼쳐진다. 카페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은행잎 그래픽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수북로55는 규암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카페이자 여행자들에게 자온길의 따뜻한 감성을 전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