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젊을 때부터 지키자
척추 건강

심홍보 울산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으로, 척추 질환은 척추뼈, 디스크, 관절, 인대, 신경, 혈관 등에 기능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척추 질환은 생활 환경과 노화, 잘못된 생활 습관과 자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하며, 연령에 따라 발병하는 질환의 종류가 달라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 의료 빅 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척추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코로나 팬데믹을 제외하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887만 명에서 2019년 920만 명, 2022년 940만 명으로 증가하였고, 이로 인한 진료비 총액 또한 2018년 28억원에서 2020년 33억 원, 2022년 37억 원으로 늘어났다.

척추 질환은 퇴행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오래 앉아 있거나 종일 전자 기기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허리와 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젊은 층도 늘었다. 척추 질환은 잘못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거나 운동 부족이 누적되면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질환이다.

오래 앉아 있는

20~30대

젊은 직장인의 경우 잘못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서 척추를 혹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목이나 허리 디스크 변성이 유발되고, 심해지면 디스크 탈출증 등의 질환으로 발전한다. 목을 빼고 모니터를 바라봐야 하는 컴퓨터 사용, 장시간 고개를 숙이게 되는 스마트폰 사용 등에 의해 머리를 앞으로 내민 잘못된 자세가 습관이 되어 오랜 시간 지속되면 목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오랫동안 바르지 못한 자세가 지속되면 허리 디스크의 위험도 높아진다. 허리부터 다리까지 이어지는 찌릿찌릿한 느낌과 다리가 터져 나갈 것 같은 방사통, 기침할 때 허리 전체가 울리는 느낌이 지속적으로 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

노화가 시작되는

40~50대

뼈와 근육의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로, 척추 건강을 지키려면 허리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중년 여성은 척추 질환에 가장 취약하다. 폐경기와 함께 호르몬의 변화와 골다공증이 시작되며 디스크 외에 척추뼈가 어긋나는 척추 전방 전위증, 척추관 협착증 등도 발생한다.

척추관 협착증을 주의해야 하는

60대 이후 노년기

퇴행성 질환인 척추관 협착증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뼈가 두꺼워지고 두꺼워진 뼈가 신경을 누르면서 발생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 통증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로 방사되는 통증이나 저림이 증상이다. 걸을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특성이 있다. 협착증이 있는 어르신들이 길을 가다 주저앉아 쉬거나 유모차나 카트를 밀고 다니는 것은 앉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리면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 나도 혹시 디스크?

□ 허리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

□ 허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뒤로 젖힐 때 엉덩이, 다리 등에 방사통이 느껴진다.

□ 머리를 감거나 양말을 신는 등 허리를 굽힐 때 허리와 엉덩이, 다리 통증과 저림이 심해진다.

□ 배변이나 재채기를 할 때 허리와 엉덩이, 다리의 통증과 저림이 심해진다.

□ 까치발이나 발뒤꿈치로 걸을 때 잘 못 걷거나 심하게 뒤뚱거린다.

□ 만성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있다.

□ 똑바로 누워 다리를 들어 올릴 때 다리가 땅기거나 저린다.

* 한 개라도 해당하는 경우 진료를 받아 보길 권장한다.

척추 건강 지키는 바른 습관 5가지

척추 건강을 지키려면 기본적으로 바른 자세와 생활 습관을 갖춰야 한다. 목 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 목과 등을 곧게 세우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목을 지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평소 등과 어깨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허리 건강을 위해서는 허리에 갑작스러운 부담을 주는 자세는 피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허리 근육을 강화해 주는 것이 좋다.

① 바른 자세 유지

잘못된 자세로 인한 요통은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허리 통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평소 이유 이 허리가 아프다면 생활 속 자세를 점검해야 한다. 이는 무심코 취하는 잘못된 자세가 척추에 과도한 하중을 가해 척추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바른 자세’로 앉기만 해도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30%가량 줄일 수 있다.

② 꾸준한 걷기 운동

척추 건강을 위해서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될 수 있으면 몸을 자주 움직이고 걷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가장 좋다. 걷기 운동은 제일 간단하면서도 질병 예방 효과가 뛰어난 운동이다. 걷기만 잘해도 근육과 관절이 적절히 강화되고 척추가 정상 커브를 형성하면서 S자 굴곡으로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특히,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일하는 직장인과 디스크 초기 환자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③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줄이기

스마트폰, PC 이용이 잦은 사람들은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신체 배열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척추의 S자 굴곡 구조가 거북목 및 일자 허리로 변형되어 디스크의 위험에 놓인다. 또 추간판 탈출증 및 척추 측만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나 PC를 사용할 때는 고개를 바로 세운 자세를 유지하고, 가급적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④ 수시로 스트레칭하기

관절과 근육, 인대가 경직된 상태에서 허리에 갑자기 힘을 주게 되면 만성적인 허리 통증과 디스크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데,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주면 이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척추의 디스크(추간판)에는 혈관이 없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산소와 영양분이 적절히 공급되면서 내부 세포가 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 20~30분마다 한 번씩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2~3분 정도 제자리걸음, 맨손 체조 등을 하면 디스크의 혈액 순환을 돕고 허리 근육의 긴장을 풀 수 있다.

⑤ 물건을 들 때 주의하기

무거운 짐을 들거나 과도하게 허리를 비트는 등 허리에 무리가 가는 행동이 원인이 되어 척추 질환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물건을 들 때는 물건을 최대한 몸에 가까이 붙이고 허리보다 다리를 굽혀 들어야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잘못된 습관으로 척추 배열이 틀어졌다면 본인에게 맞는 운동법과 자세 요법을 처방받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만약 여러 노력에도 어깨, 목,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하루빨리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질환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좋다.

경추 건강 지키는 생활 습관

➊ 서 있거나 걸을 때 허리를 꼿꼿이 세우기

➋ 스마트폰 사용 시 목을 숙이는 각도는 최소한으로

➌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약간 높게 유지하기

➍ 운전할 때도 경추 커브 유지하기

➎ 자는 동안 경추 커브 유지를 위해 머리를 약간 뒤로 젖히고 목을 받치는 푹신한 베개를 사용해 바로 눕기

최근 급증! 경추 질환 주의보

일상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스마트폰. 하루의 대부분을 스마트폰과 보내면서 경추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2018년 221만 명에서 2020년에는 234만 명, 2022년에는 254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자연스레 목을 숙이게 되는데, 이 자세에선 각도에 따라 12~27kg 정도의 압박이 가해진다. 하루 평균 3~4시간 정도 목을 구부린 자세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누적 외상성 질환(cumulative traumatic disorder)이 생길 수 있다. 경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귀걸이를 했다고 가정했을 때 귀걸이가 어깨선에 일직선으로 떨어지는 각도가 경추를 건강하게 지키는 가장 바른 자세다.

목의 각도와 목뼈가 받는 하중

정상 위치일 때 5kg인 데 반해 30도만 구부려도 18kg이 넘는 압박이 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