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talks 1

국립심혈관센터가
완공되는 그날까지

광주보훈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

편집실 사진 송인호 영상 홍경택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에서 37년간 심근 경색증과 관상 동맥분야 최고 권위자로 연구와 임상 진료를 해 온 정명호 교수가 광주보훈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인 심근 경색증 등록 연구와 스텐트 개발에 더욱 매진하면서 2007년부터 추진한 국립심혈관센터 완공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여기에 노벨 의학상 수상자 배출까지 꿈꾸고 있는 정명호 교수를 만났다.

광주보훈병원으로 출근하신 지 2주 정도 되셨습니다. 새로운 일상은 어떠신가요?

조금 여유가 생겨 좋습니다. 외래 환자 진료, 입원 환자 시술과 검사를 할 때 병원 스태프들이 친절하게 잘 도와주고 있습니다. 외래 환자와 입원 환자도 점점 늘고 있어 안정적이고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습니다.

심근 경색 진단과 치료를 위해 한평생 연구에 매진해 오셨는데요. 교수님이 손꼽는 성과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심근 경색증 환자 치료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를 살려 내는 것이야말로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가장 큰 성과죠. 또 2005년 대한심장학회 창립 50주년 기념 사업으로 시작한 한국인 심근 경색증 등록 연구(Korea Acute Myocardial Infarction Registry, KAMIR)를 계속하고 있는 것도 큰 성과입니다. 현재까지 8만 4천명의 환자를 등록했고 430편의 관련 논문을 썼습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심근 경색 분야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발간한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진단법과 예방·치료법을 개발, 연구했고 2013년에는 일본심장학회 초청으로 제가 개발한 KAMIR의 노하우를 전수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일본도 JAMIR(JAPAN Acute Myocardial Infarction Registry)를 만들게 됐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공동 연구를 했습니다. 중국, 대만도 심근 경색증 등록 연구를 시작해 자국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법을 연구하게 됐기에 이 부분에서도 보람을 느낍니다. 세계적인 유명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고 우리의 연구 결과가 미국의 가이드라인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연구가 일본과 유럽, 미국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나라의 위상도 높이고 환자를 도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입니다.

교수님이 20여 년간 이어 온 한국인 심근 경색증 등록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나온 심근 경색 치료 약제와 치료 방법은 서양인 기준입니다. 서양에서는 심장병이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이었기에 오래전부터 심근 경색 관련 연구가 활발했습니다. 우리나라는 90년대 후반부터 심근 경색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동양인에 맞는 치료 방법과 진단·예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한국인에 맞는 약제, 시술 기구 개발, 치료 방법 등을 총망라한 교과서를 만들고 싶습니다. 또 더 나아가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까지 사용 가능한 아시안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목표입니다.

스텐트 시술이 보편화되면서 치료 성적도 많이 좋아지고 있는데요.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요?

스텐트는 혈관을 넓히는 가장 중요한 시술 기구입니다. 저는 1994년, 미국 연수 시절 돼지 심장으로 실험을 거듭하며 스텐트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1996년부터 돼지 심장으로 동물 실험을 하면서 약물을 방출하는 스텐트를 개발했고, 타이거 스텐트로 상품명을 등록하기도 했어요. 2015년에는 식약처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얼마 전 미국에 특허 등록된 스텐트가 있습니다. 스텐트 시술 후 혈관에 협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약물 중합체인 폴리머(Polymer)를 사용하는데 이 폴리머가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저는 폴리머를 이용하지 않는 약물 코팅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이것이 미국에서 특허, 등록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개발한 스텐트 관련 특허는 총 84건입니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산 스텐트가 세계 시장의 80~90%를 점유하고 있는데 우리가 개발한 국산 스텐트를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입니다. 30년 동안 스텐트 국산화를 위해 노력해 왔고 현재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 만큼 수출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심근 경색증과 관상 동맥 분야 권위자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셨는데 앞으로 하고 싶으신 일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2005년부터 추진해 온 한국인 심근 경색 등록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주말에는 실험도 계속하고 싶습니다. 스텐트 개발도 계속 이어 갈 계획입니다. 또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국립심혈관센터 건립입니다. 국립심혈관센터 건립을 위해 2007년부터 오랜 시간 노력한 끝에 드디어 작년에 기재부 승인을 받아 1,000억 원의 1차 예산이 나왔습니다. 앞으로 KAMIR 연구와 스텐트 개발, 또 국립심혈관센터 건립을 위해 더 노력할 계획입니다.

제 꿈은 국립심혈관센터의 성공적인 완공입니다. 센터에서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져서 학문적으로 기여하고 또 의료 산업 단지도 유치해서 경제적으로도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 노벨 의학상 수상자가 우리나라에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 평소 꼭 지켜야 하는 생활 수칙을 알려 주세요.

심근 경색증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금연입니다. 흡연 인구가 많이 감소했지만 그래도 선진국보다는 높은 비율입니다. 심근 경색 예방을 위해서 금연은 필수입니다. 두 번째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생활 습관병을 철저히 관리를 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적절한 운동입니다. 정리하자면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고, 그다음으로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관리, 운동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가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지키는 나의 루틴

화목한 관계

주변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가족과 직장 동료들과 화목하게 잘 지내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입니다. 여러분도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보세요. 건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