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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B형 간염
이렇게 관리하세요!

한정렬내과의원 한정렬 원장

편집실 사진 송인호 영상 홍경택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모계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리하지 않으면 간경변 또는 간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약물로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며, 약물 치료로 간암 예방 효과도 볼 수 있어 무엇보다 빠른 진단과 적절한 약물 복용이 중요하다. 광주에서 내과를 운영하며 B형 간염 치료에 진심인 한정렬 원장에게 B형 간염 치료와 관리 방법에 대해 물어보았다.

한정렬내과의원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1984년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1988년 내과 전문의를 취득했습니다. 공중보건의사로 하조도라는 섬에서 3년간 근무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둘째 아들이 태어났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섬에 의사라고는 저밖에 없어 바로 가지 못하고 두 달이 지난 다음 6kg이 된 아들을 처음 안아 본 일입니다. 그 후 순천중앙병원에서 1년 정도 근무하고 바로 개업했습니다.

1994년 ‘1차 의료학회’라는 학술 모임을 만들었고 15년 정도 운영하다 ‘월요내과의사회’로 이름을 바꾸고 공부하기 좋아하는 선생님들과 한 달에 한두 번, 많으면 네 번 정도 학술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로 혈압,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골다공증, 또 제가 관심 있는 B형·C형 간염과 같은 내과 질환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전문의가 되고 가장 먼저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셨나요?

1995년 당시 아주대병원에 계시던 이득주 교수님 소개로 샌프란시스코 대학에서 골다공증 관련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골다공증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고요. 1999년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제픽스가 나온 이후 서울에 있는 내안애내과 김창섭 원장님이 전국적으로 간 질환에 관심 있는 의사들을 모아서 만든 ‘간사랑네트워크’에 참여하며 만성 B형 간염에 특히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B형 간염은 어떤 질환인가요?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내과 질환들은 진단 후 그 상태 그대로 있지 않고 계속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의 경우 조절이 잘되는 것 같은데도 혈관에서 동맥 경화증이 일어나곤 하는데요. 이는 당뇨병도 마찬가지입니다. 겉보기로는 혈당 조절이 잘되니 병이 낫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합병증이 생기고 있는 것입니다. B형 간염 역시 간에 염증이 생기고 섬유화되면서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B형 간염 환자들은 모계 수직 감염이 대부분이라 B형 간염 유병 기간은 환자의 나이와 같습니다. 대부분 유병 기간이 길어지면 합병증이 오듯이 B형 간염 환자분들의 나이가 많아지면 점차 간경변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최근 B형 간염 항바이러스제는 어떤 것들이 있고 또 복용 효과는 어떤가요?

B형 간염으로 진단되면 TAF(Tenofovir Alafenamide Fumarate) 성분을 사용해 치료하면 됩니다. 이 성분은 B형 간염에 매우 효과적이고 치료 도중 부작용 때문에 탈락하는 환자가 없으니 완전한 약이죠. 약을 선택할 때는 효과와 안전성, 경제성을 살피는데 이 성분은 모두 다 만족합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이 TAF라고 하는 테노포비어 알라페나마이드를 선택할 것입니다. 약을 복용하면 복수, 황달과 식도 정맥류 출혈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약을 복용하면 질환의 진행을 막아 간암으로 발전하지 않기에 궁극적으로 B형 간염 환자의 삶의 질이 좋아지고 수명도 연장됩니다.

간암은 어떻게 발생하나요?

B형 간염 바이러스 자체가 간을 손상하는 것은 아닙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간세포를 우리 몸에 있는 면역 세포인 T세포가 제거하는 과정에서 간이 손상되는 겁니다. 이때 간에 염증이 발생해 간이 파괴되고 섬유화되면서 간에 좋지 않은 조직이 많이 쌓이게 되고, 결국에는 간암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으로 간암이 생긴 경우를 간접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합니다.

직접적인 방법으로도 간암이 생기는데요. B형 간염 바이러스는 간암을 발생시키는 바이러스라고 합니다. 이 바이러스는 간세포의 핵 속까지 들어와서 삽니다. 숙주의 DNA와 결합해 통합된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거죠. 이것이 계속해서 분열 증식하는 과정에서 암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간경변이 있는 경우 간암으로 발전하지만, 간염 상태에서도 간암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그 비율이 20~40% 정도 됩니다.

이처럼 직·간접적 경로를 통해 간암이 생기는데, 지금 다행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들은 직·간접 경로를 모두 다 차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간암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간암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간암 조기 발견을 위해 대한간학회에서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정했습니다. 이는 두 가지 검사를 1년에 두 번 하라는 뜻입니다. 두 가지 검사는 간암 표지자 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이며 6개월 간격으로 검사하면 조기에 간암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 중 만성 B형 간염 유병자를 150만 명으로 추정합니다. 그런데 국가검진을 포함해 검진을 받는 사람은 40~50만 명가량에 그치니 많은 사람이 B형 간염이 있어도 검사를 안 받은 것이죠.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25만 명인데, 이는 B형 간염이 있는 환자 150만 명 중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25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바이러스는 내가 노력해서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검사와 약 복용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성 B형 간염을 치료 중인 환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현재로선 만성 B형 간염이 완치되는 약은 없지만 나와 있는 약이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보입니다. 약을 복용하면 혈액 검사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기에 일반적으로 완치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약은 B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 억제제이기 때문에 약을 끊으면 다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활성화됩니다. 따라서 약을 장기 복용해야 하지만 약 복용에 대해 부담을 갖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약물 치료를 통해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간암은 발생률보다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가 꼭 필요하고, 약을 잘 드시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건강을 위해 지키는 나의 루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등산

동네 뒷산으로 등산을 다닙니다. 단, 절대 무리하지 않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도인 속옷에 살짝 땀이 배일 정도, 또는 옆 사람하고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강도로 하루에 30분 정도 둘레길을 걷습니다. 일주일에 3~5일 정도 하는 것이 적당하니 그렇게 실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