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talks 2

변비·변실금 치료,
이제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대항병원 이두석 진료원장

편집실 사진 윤선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변비 환자 수가 2011년 57만 9,000명, 2015년 61만 6,000명, 2020년 63만 6,000명 등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변실금 환자 수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스마트 기기의 장시간 사용과 서구화된 식습관이 그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골반저 질환으로 인한 배변 장애와 변실금 수술을 시행한 대항병원 이두석 진료원장으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변비의 증상과 원인은 무엇인가요?

‘매일 변을 보는데 시원하지 않아요’, ‘변을 봐도 잔변감이 들어요’, ‘화장실에서 30분 이상 힘주고 씨름해야 해요’, ‘힘을 줘도 막히는 느낌이 들어요’. 이런 증상이 있다면 변비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변비는 변이 장에 오래 머물게 되면서 수분을 뺏기고 딱딱해져 생기는 질환으로, 우선 섬유소 섭취 감소가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섬유소는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으로 들어가 대변을 부드럽게 하고 대장 운동을 촉진하는데,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섬유소 섭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한 학업과 업무 등으로 오래 앉아 있어 활동량이 부족하기 쉽고 장 운동도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아 변비가 생기기 쉬운 환경입니다. 이 밖에도 극심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패턴 등 심인적 요인으로 인해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직장의 해부학적 구조로 인해 변비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직장 중첩증’과 ‘직장류’가 생기는데, 직장 중첩증은 배변 시 힘줄 때 직장이 접히면서 직장 내강이 좁아지므로 변비가 생기게 됩니다. 직장류는 배변 시 직장 앞쪽, 즉, 여성의 경우 질 뒤쪽에 직장 주머니가 생기는 것으로 항문으로 배출되어야 할 변이 직장류(직장 주머니)에 남게 됩니다.

꼭 병원을 찾아야 하는가요? 또 병원에서는 어떤 검사가 진행되는지요?

보통 변비가 생기면 약국에서 파는 변비약을 찾곤 하는데요. 이는 자극성 변비약으로 장기 복용하면 오히려 장을 무력화하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변비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에 앞서 먼저 항문의 상태와 기능을 살피는 검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대항병원에서는 배변 조영술 검사를 통해 배변 장애의 원인을 찾습니다. 조영제로 만든 인공 대변을 항문을 통해 직장에 주입한 후, 검사용 변기에 앉아서 실제 배변할 때 장의 움직임을 검사하는 방식입니다. 이 검사를 통해 직장과 항문관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살펴보고 변비의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변비 환자의 80%에서는 약물 치료로도 효과를 보기 때문에 변의 부피를 늘리는 약, 변을 부드럽게 하는 약을 처방합니다. 또한 바이오 피드백 장비를 통해 스스로 항문 괄약근을 조절하는 방법을 익혀 과도한 힘주기, 수조작, 변 완화제의 도움 없이 자연 배변을 유도할 수 있게 돕습니다. 항문 근육을 강화하고 직장 감각을 향상하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약물 등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혹은 이미 괄약근 손상이 심해 배변이 어려운 상황에는 복강경 수술을 통해 변비를 치료하게 됩니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여러 개의 작은 절개창을 내서, 그 틈으로 카메라와 각종 기구를 넣어 실시하는 수술입니다. 흉터가 적게 남기 때문에 미용적으로 좋고 일상으로 빨리 복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변실금의 증상과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변실금은 가스가 새는 가벼운 증상부터 대변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흘러나오기까지 증상이 다양합니다. 환자는 덩어리진 변이 옷에 묻어 있다거나 변을 보고 나서 속옷에 묻는 경우, 화장실까지 가다가 못 참고 실수하는 경우 등의 상황을 겪게 됩니다. 변실금 증상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며, 주로 나이가 들수록 노화로 인해 항문 기능이 저하되면서 생기곤 합니다. 그 외에도 분만, 항문 수술, 직장암 치료, 염증성 장 질환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변실금이 노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나이가 들면 항문을 조이는 괄약근의 부피와 힘이 자연스럽게 줄기 때문에 변실금이 생기기 쉽습니다. 즉, 항문과 직장에도 노화가 오는 것이죠. 또 나이가 들수록 직장류와 직장 중첩증이 잘 생기는데, 배변을 위해 과도하게 힘을 주면 직장을 더 좁게 만들 뿐 아니라 점점 장이 처지기 때문에 변실금과 같은 배변 장애가 생기기 쉽습니다.

변실금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가요?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궁금합니다.

변실금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합니다. 자연 치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고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난다면 대장 항문 전문 병원에 내원하셔서 바로 치료를 시작하셔야 합니다.

변실금 치료는 약물 치료와 함께 수술 치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약물 치료로 호전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변실금의 원인이 되는 ‘직장 중첩증’과 ‘직장류’를 교정하는 수술을 실시합니다. ‘복강경 인공막 직장 전방 고정술’은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인 수술법인데, 유럽에서는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시행해 안정성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인공막을 이용해 직장을 원래 위치에 매달아 배변할 때 힘을 주더라도 직장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해서 직장 중첩증과 직장류를 교정하는 수술로, 배변 장애 환자의 70%, 변실금 환자의 80%에서 증상이 개선될 정도로 효과적입니다. 대항병원에서는 국내 최초로 직장 중첩증, 직장류 환자를 대상으로 이 수술을 실시해 현재 400례 이상의 국내 최다 수술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에 대해 알려 주세요.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일 섬유소를 섭취하고, 1L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수분 섭취는 대변이 딱딱해지는 것을 방지 합니다. 또한 변이 장에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배출되도록 하루에 한 시간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 주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잦은 변비로 배변 시 무리하게 힘을 주면 괄약근의 힘이 약해지는데, 그래서 잔변이 남게 되면 변실금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생활 습관을 교정함과 동시에 올바른 배변 습관을 가져 변비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을 위해 지키는 나의 루틴

긍정적인 생각과 운동

대장 항문 질환은 위급한 상황이 많기 때문에 의료진들은 항상 긴장 속에서 생활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하고, ‘오늘도 무사히’라는 마음으로 진료에 임합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골프나 스키, 스쿠버 다이빙 등과 같은 역동적인 스포츠로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