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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 중요한 이유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근육이 건강의 상징이 된 지 오래지만, 근육이 무엇인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근육은 장기 등이 기능하는 데 꼭 필요한 기관이다. 근력도 중요하다. 20~30대에 재테크에 눈뜨는 것도 좋지만 근테크를 시작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 몸의 근육은 위치, 기능, 모양 총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위치에 따라 골격근, 심장근, 내장근으로 분류할 수 있고, 기능에 따라서는 수의근(자신의 의사로 수축을 조절할 수 있는 근육)과 불수의근(수축을 조절할 수 없는 근육), 모양에 따라 가로무늬근과 민무늬근으로 나눌 수 있다. 건강 관련해서 근육의 상태를 평가할 때는 흔히 근육량과 근력 두 가지 요소를 본다.

근육도 신체 기관이라 노화를 겪는다. 근육량은 대체로 30대 초에 최대치에 도달한 후, 30대 중반부터 매년 약 1%씩 줄어든다. 30대부터 50대까지는 10년마다 약 15%씩 줄어들지만, 60대 이상부터는 줄어드는 속도가 배가 되어 같은 기간에 약 30%씩 줄어든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을 늘리는 것도 어려워진다. 근육 세포가 노화하기 때문인데,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 수준이 낮아지고, 근육 위성 세포 수와 활성도가 감소한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부족해지기 쉽다. 근육량 부족은 와상 생활, 즉 누워서 지내야 하는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 코로나 등의 병을 앓고나면 단 열흘 만에도 근육이 많게는 30%까지 빠질 수 있다. 평소 근육량이 충분했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근감소증이 생길 수 있다. 근감소증이란 근육량이 특히 부족한 상태를 뜻하며, 흔히 골다공증을 동반한다. 근육량이 부족하면 움직이는 데 지장이 생기므로 넘어지기 쉬운데,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진 상태이므로 골절이 생길 수도 있다. 이때 골반이 골절되면 꼼짝없이 자리보전하게 되는 것이다. 근육량이 줄면 5년 이내에 합병증으로 사망할 확률과 요양원·요양병원에 입소할 확률이 약 다섯 배(정상인과 비교했을 때) 증가한다는 것이 연구로 밝혀진 바 있다.

나이 들수록 필요한 근테크

한편 근력은 근육량과는 다른 개념으로, 근육이 내는 힘을 뜻한다. 근력도 건강에 중요하다. 근력이 감소하면 각종 질환에 걸리기 쉬울 뿐 아니라, 일상생활도 힘들어진다. 근력 감소가 유발하는 질환으로는 근감소증·골다공증·당뇨병 등이 있다. 복부와 허리 근육이 약해지면 배뇨와 배변, 소화 기능에도 영향을 주며 심지어 우울증이 심해지고 인지 기능이 저하되기까지 한다.

필자는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증가시키는 등 근육을 기르는 활동을 ‘근(육)테크’라고 부른다. 근테크를 하면 노후에 병원비를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평소 삶의 질도 높아진다. 근육량이 많고 근력이 강하면 같은 일을 하더라도 체력 소모가 덜하기 때문이다. 근테크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바로 운동이다.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앞서 말했듯 나이에 따라 근육이 생기고 빠지는 속도가 다르므로, 운동법도 나이에 따라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

20~30대부터 재테크를 하는 게 좋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운동도 그렇다. 이 시기에는 조금만 운동을 해도 근육이 잘 길러지므로 유산소 운동을 근력 운동보다 더 많이 해 주는 게 좋다. 추천하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의 비중은 7:3이다. 젊었을 때 꾸준히 운동하여 근육을 길러 놓으면 노후에 알차게 쓸 수 있고, 평생 가는 운동 습관을 들일 수 있다.

20~30대 여성의 경우 근력 운동의 비중을 조금 높여도 좋겠다. 마른 비만이 많기 때문인데, 체중은 정상 범위 안이나 근육이 부족하고 지방은 많은 상태를 마른 비만이라고 한다. 마른 비만 상태에서는 섭취한 에너지가 피하(피부밑), 내장, 간 등으로 흡수된 뒤 지방으로 축적되는 악순환이 생긴다.

젊은 여성의 마른 비만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가냘픈 몸에 부여하는 가치가 높은 것이 원인 중의 하나로 생각된다. 근력 운동을 하면 소위 ‘울퉁불퉁한’ 몸이 될 것이라 우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이 운동만으로 그렇게 되기는 매우 어렵다. 다른 원인으로는 운동 관련 연구·지침의 주된 출처인 미국에서 비만이 심각한 사회 문제인 탓에, 운동의 목적이 체중 감량에 집중된 것을 들 수 있다.

운동만큼 중요한 영양

식사도 중요하다. 근육을 기르는 데 단백질이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20~30대는 그중에서도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닭가슴살, 유청 단백질 등의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노화를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성 단백질에는 가지 사슬 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 BCAA)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 가지 사슬 아미노산은 근육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지만 한편으로 건강한 젊은 사람에게는 노화를 촉진하는 양면성이 있다.

40~50대는 건강 이상(소위 ‘꺾인다’)을 체감하면서 운동에 관심이 높아지는 나이다. 이 시기에는 근력 운동의 비중을 높이고, 요가, 필라테스, 스트레칭 등 유연성을 길러 주는 운동도 하는 것이 좋다. 전신 관절이 30대부터 굳기 시작하므로 40~50대에 유연성을 집중적으로 길러 두는 것이 이롭기 때문이다. 간혹 골프의 운동 효과를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식사의 경우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면 20~30대와 비슷하게 하면 된다.

60대의 경우, 평소 운동을 잘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근육 상태부터 점검해보자. 횡단보도를 시간 내 건널 수 있는지, 페트병 뚜껑을 딸 수 있는지, 허벅지와 종아리 두께가 가늘어지지 않았는지 등을 살피면 된다. 나이가 많을수록 근력 운동에 진심이 되어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 걷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보다 계단 오르기, 스쿼트 , 플랭크, 런지 등 근력 운동을 주로 하는 것이좋다. 최근 ‘맨발 걷기’가 유행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근력 운동을 해 봐야 얼마나 효과가 있나 싶겠지만, 스쿼트이나 플랭크 같은 코어·하체 근력 운동을 하루 10분씩 꾸준히 1년을 하면 근력이 20% 늘어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다.

운동 계획을 짤 때는 일주일에 두 번씩 근력 운동을 하고,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 전신 밸런스(균형)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신 균형 운동에는 중국 노인들이 많이 하는 태극권이나 기공 등이 있다. 관절을 부드럽게 하여 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을 예방하는 데 좋다.

나이가 들면 단백질 섭취를 늘려야 한다. 근육을 만드는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체중 60kg 기준으로 젊었을 때 단백질 48g이 필요하다면 60세 이후에는 72g이 필요하다. 60세 이상이라도 젊었을 때 못지않은 건강을 유지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해도 좋지만, 체력이 떨어지고 체중이 줄어드는 등 쇠약해진 분들은 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을 드시는게 좋다. 이런 분들이 동물성 단백질을 드시면 근육을 유지·생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할 때 꼭 필요한 네 가지

나이를 막론하고 운동할 때 중요한 지점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운동 시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전문가에 유튜브는 해당하지 않는다. 특히 운동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은 더 그렇다.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몸의 골격, 근육, 관절이 틀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운동하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처음 몇 달은 운동처방사나 트레이너 등의 도움을 받으면서 운동을 하시라.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국민체력100(http://nfa.kspo.or.kr)’을 추천한다. 근처 센터에서 몸 상태를 평가받고 적절한 운동을 처방받을 수 있다.

둘째, 두 가지 이상의 운동을 하라. 한 가지 운동만 하다 보면 몸이 고루 발달하지 못한다. 운동에는 크게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유연성 운동이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 중 자신에게 필요한 운동을 골라 구성하길 권한다.

셋째, 절주하라. 알코올은 근육 형성을 방해한다. 운동 전후에 술을 마시면 애써 한 운동이 허사가 된다. 운동할 때도 간이 일하는데, 에너지를 쓰려고 간에 저장된 포도당을 분해하고 근육 생성을 위해 단백질을 합성하기 때문이다. 운동 전후 음주는 간에 과부하를 가하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간 기능이 저하된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신진대사가 떨어져 근육 유지에도 악영향을 준다.

그뿐 아니라 음주는 탈수를 유발, 근육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근육의 70%는 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알코올을 섭취하면 해독을 위해 근육에 있는 수분을 쓰기 때문이다. 근육이 제대로 기능하게 하고 운동 효과를 보려면 충분한 수분이 필요하므로 운동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먼저 술을 줄이자.

넷째, 충분히 자자. 잘 때 몸에서는 조직 복구 및 근육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장 호르몬(GH) 및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1(IGF-1)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한다. 잠이 부족하면 호르몬 균형이 깨져 근육 성장에 지장이 생긴다. 운동 중에 손상된 근육 섬유의 재생에도 방해가 된다.

운동은 거칠게 말하면 근육에 미세한 손상을 가하는 일이다. 운동으로 근육을 기를 수 있는 것은 운동으로 인한 근육의 손상을 회복하기 위해 단백질을 재합성하는 과정에서 근육이 성장하기 때문이다. 미세한 손상이라도 회복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므로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다.

베스트셀러 작가 로빈 샤르마(Robin Sharma)가 말했다. “만약 당신이 운동할 시간을 갖지 않는다면, 당신은 아마도 병에 걸릴 시간을 만들어야 할 것 이다.” 배우 에린 그레이(Erin Gray)는 이렇게 말했다. “일단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이것을 멈추기가 어려울 것이다.” 일단 시작하시라. 현재와 미래의 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