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을 확 줄인
well-eating으로
콩팥병을 초기부터
예방하세요
서울K내과 김성권 교수
글 편집실 사진 윤선우 영상 홍경택
우리 몸은 이상이 생기기 전 다양한 건강 이상 신호를 보낸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소변의 변화다. 일반적인 노란 색깔의 소변이
아니라면 콩팥에 이상이 생기는지 않았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몸속 노폐물을 거르고 불필요한 수분을 제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콩팥은 침묵의 장기라 불릴 정도로 자각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병원에서 35년간 50만 명의
콩팥병 환자를 치료한 콩팥병 연구의 세계적 석학
김성권 교수로부터 ‘싱겁게 먹기’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 보았다.
콩팥에 이상이 생기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콩팥의 중요한 기능이 물과 소금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콩팥에 이상이 생겨 물과 소금이 조절되지 않으면 제일 먼저 다리나 눈 주위가 붓게 됩니다. 부기가 심해진 상태에서 음식을 짜게 먹으면 혈관 내 혈액 부피가 늘어나고 혈압이 올라가게 되죠. 그로 인해서 2차적으로 콩팥, 심장, 뇌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서 부전이 오게 됩니다. 이처럼 물과 소금이 제대로 조절이 되지 않으면 여러 가지 증세가 나타나게 되는데, 10년 간격으로 혈뇨, 단백뇨, 부종, 고혈압, 신부전 이렇게 다섯 단계로 진행된다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콩팥병의 원인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콩팥병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콩팥에 병이 생기는 1차적인 질병 이외에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전신적인 질병으로 콩팥이 나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대표적인 콩팥병이 사구체 신장염이었습니다만, 잘먹고 잘사는 환경으로 사회가 변하면서 당뇨병, 고혈압 환자가 급격히 늘어났고 이에 따라 2차적인 질병으로 콩팥병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 외에 면역 질환이라든지 암이라든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2차적인 증상으로 콩팥이 나빠지기도 합니다. 정리하자면, 60년대까지는 사구체 신장염, 70~80년대는 고혈압, 이후 2000년대는 당뇨병, 이 세 가지가 콩팥병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콩팥병은 병원을 찾는 시기가 중요하다고 하던데요. 언제, 어떨 때 병원을 가야 하나요?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콩팥에 이상이 생기면 여러 가지 기관들을 못 쓰게 되고, 그로 인해 혈뇨, 단백뇨, 고혈압, 부종 등의 임상 증상이 생기고, 그러다 20년 정도 지나면 신장 부전이 오게 됩니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질 때까지 방치하면 이미 늦을 수가 있으니 혈뇨나 단백뇨와 같은 임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을 오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예전과 달리 치료제가 발달하면서 단백뇨, 혈뇨, 고혈압은 일찍 발견해 치료 할수록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콩팥병은 90% 이상 본인이 느끼는 증상이 없습니다. 따라서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2년에 한 번 소변 검사를 실시해 이상이 확인되면 초기에 진단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콩팥이 나빠져 투석이나 이식으로까지 가지 않도록 증상이 없을 때부터 소변 검사를 받아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콩팥병은 예방이 가능한가요?
대부분의 질환에 적용되는 예방 수칙을 잘 지켜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한 식단을 꾸리고,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운동을 하시는 것이 좋고, 당뇨가 있을 경우 혈당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또한 BMI(체질량 지수)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정상으로 잘 유지하고, 무엇보다 금연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한 가지가 더 추가돼 수면을 잘 취하는 것까지가 근본적인 예방법이라 하겠습니다. 이 예방법은 심장병과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일상생활 속에서 습관화하시길 권합니다.
특히 콩팥은 물과 소금을 조절하는 기관이어서 싱겁게 먹는 습관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주 싱겁게 먹어 콩팥병이 좋아지는 케이스가 꽤 많이 있으니 근본적인 예방법에 더해 싱겁게 먹는 것까지 잘 지킨다면 콩팥병이 있다 하더라도 투석이나 이식을 하지 않고도 잘 지낼 수 있습니다.
‘싱겁게먹기실천연구회’를 설립한 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10년 전 신장내과 전문의 정년을 맞으면서 국민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환자 한 사람을 더 보는 것도 좋지만, 좀 더 넓게 생각해 콩팥병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었어요. 싱겁게 먹으면 위암, 골다공증, 결석, 유방암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고, 혈관 질환에도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문제는 우리 식습관이 짜게 먹는 데에 있습니다.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실천을 안 해요. 그래서 ‘싱겁게먹기실천연구회’를 만들어 실천법을 알려 주고 교육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평균 소금 섭취량이 11, 12g 정도인데 우리 병원 환자들은 8, 9g을 드십니다. 처음보다 2g 정도를 줄인 것인데 이게 왜 의미가 있느냐 하면 소금 섭취량 2g을 줄이는 데 영국은 10년이나 걸렸어요. 그만큼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방증이죠. 국가 차원에서 싱겁게 먹기 캠페인을 벌이지만 주변이 다 짠 음식이니 크게 줄이기 어렵습니다. 싱겁게 먹기는 나부터 실천이 되어야 가족과 내 주변이 뒤따르게 되고 나아가 사회 전체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잘 먹는다는 것은 고열량, 고단백질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소금 양을 확 줄인 가운데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균형 잡힌 식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콩팥병 환자 경향도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계시는지요?
예전에는 콩팥이 제 기능을 못할 정도로 악화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아주 초기 단계부터 오시기 때문에 진료가 더 쉽고 치료가 더 잘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또 고혈압이나 당뇨병, 암 등 전신 질환에 의한 콩팥병 환자가 많이 생겨난 것도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병의 패턴은 그 시대를 대변하는데요. 우리보다 30년 정도 빠른 미국에 당뇨, 고혈압, 심혈관 질환이 많았는데 최근 심혈관 질환은 많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약이 좋아지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서 우리나라도 향후 심혈관 질환에 의한 콩팥병은 줄어들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정년퇴임 10주년을 맞으셨습니다.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현역 의사로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0년 전만 해도 대학병원 교수가 개원을 해서 환자를 보는 일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년퇴임 한 교수의 90%가 환자를 봐요. 평생 진료만 하던 사람들이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능력이 닿는 한 끝까지 하고 싶은 것이 의사들의 소망일 겁니다. 환자를 만나는 일이 가장 큰 기쁨인 만큼 머리가 명쾌하게 돌아가고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면 계속해서 의사라는 천직을 이어 가고 싶습니다.
건강을 위해 지키는 나의 루틴
겸손하기,
규칙적인 생활습관 유지하기
건강 앞에 겸손하고, 죽음 앞에 겸손하며, 친구들과 환자들한테 겸손하게 대하는 사람은 건강합니다. 겸손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이유죠. 해시계의 움직임에 따라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습관을 지키고, 가급적 고기를 덜 먹고 저녁 식사를 뺀 하루 두 끼 식단을 유지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