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우수수 떨어지는 모발
빠른 진단과 치료가 관건!
모식외과 김영준 원장
글 편집실 사진 백기광 영상 홍경택
모발이 가늘어지고 부쩍 숱이 줄어든 것 같다면 탈모가 시작되었는지 체크해 봐야 한다. 수명이 길어지고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탈모에 대한 대처도 적극성이 필요해졌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증상이라 넘기지 말고 약물 치료부터 모발 이식까지 탈모 치료에 적극 나서 보자.
가을이 되면 탈모로 걱정하는 분이 늘어납니다. 가을에 탈모가 심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을을 탈모의 계절이라고도 하는데요. 9월 중순, 추분이 지나고 낮의 길이가 짧아져 일조량이 줄어들면 체내 남성 호르몬 분비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해 탈모가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탈모의 진단 기준을 알려 주세요.
하루에 머리카락이 100모 이상 빠지는 것을 탈모로 봅니다. 사람의 머리에는 10만 개의 머리카락이 있는데 보통 3~5년간 자란 다음 빠지고, 3~4개월 지나서 다시 새 머리카락이 자라나는 순환 주기가 이어집니다. 평균적으로 계산해 보면 하루에 100모 정도 빠지고 또 그만큼 새로 자라나면서 항상 일정한 수준의 머리카락 밀도를 유지하게 되죠. 그런데 100모 이상 빠진다면 순환 주기가 짧아진 것이므로 탈모증으로 진단합니다.
남성과 여성은 탈모의 원인이 다른가요?
남성과 여성의 탈모는 동일한 과정을 거쳐 발생합니다. 탈모는 머리카락의 생애 주기가 짧아져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숱이 줄었다고 느끼게 되는 증상입니다. 탈모는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남성은 젊은 연령대부터 탈모가 진행되지만, 여성은 사춘기가 지나면서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므로 젊은 여성에게는 탈모 현상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다 여성 호르몬이 줄어드는 폐경기 이후에 탈모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사회적인 변화로 인해 젊은 여성의 탈모도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수명이 길어지고 또 외모 관리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늘면서 모발 이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체감하시나요?
예전에는 많은 남성이 탈모 증상을 경험하므로 나이 들며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곤 했습니다. 요즘은 여러 매체를 통해 탈모에 대한 접근성이나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단순히 나이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 아니라 질병으로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특히, 약물이나 기타 치료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모발 이식 수술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모발 이식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모발 이식은 후두부와 옆머리 쪽 부위의 건강한 모근을 채취해 빈 곳을 커버하는 것을 말합니다. 흔히 후두부 쪽에서 모근을 채취하며 방법은 절개식과 비절개식으로 나뉩니다. 분리한 모근을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에 따라 식모기를 이용하는 방식과 두피에 모근을 삽입할 작은 절개창(슬릿)을 내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모식외과의 모발 이식 수술법 특징은 무엇인가요?
1970년대 초 미국에서 모발 이식 수술이 시작됐는데, 당시 수술 방법은 펀치식으로 여러 개의 모낭을 한꺼번에 이식하는 방법이어서 부자연스럽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초 경북대학교의 김정철 교수님이 자연스러운 형태의 모발 구현이 가능한 모낭 단위 이식법을 개발하셨고, 저도 이 방법으로 수술하고 있습니다. 모발을 하나하나 이식하므로 가장 자연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 이식 생존율이 높게 유지돼 현재까지 가장 좋은 수술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모발 이식 수술법이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최근 자연스러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모낭 단위 수술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 모발 이식 수술법이 특히 우수하다고 인정받는 가장 큰 특징은 식모기를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식 부위에 가느다란 절개선을 넣어서 모낭을 삽입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식모기를 이용해 모발의 각도와 위치 등을 세밀하게 조절하므로 가장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탈모는 약물 치료도 병행하는데 부작용이나 주의점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탈모 치료를 위해 약물을 처방하면 특히 남성의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탈모 치료제는 1990년대에 개발되어 사용된지 30년이 넘었습니다. 항간에 떠도는 약물에 대한 효과나 안전성에 대한 루머는 사실이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남성 호르몬이 DHT라는 물질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효소 작용을 억제하는 것이지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거나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의 기능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 또 흔히 걱정하는 임신 능력의 저하나 기형아 출산 등의 우려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성 탈모를 치료하는 경우에는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을 사용하는데 최근에는 먹는 약으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르는 미녹시딜은 특별한 부작용이 없으므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됩니다. 선택적으로 먹는 약을 사용할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심장 모니터를 시행해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강을 위해 지키는 나의 루틴
걷기와 등산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걷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 이상 7~8km 정도의 거리를 빠르게 걷습니다. 뛰는 것도 좋지만 빠르게 걷기가 호흡을 잘 유지할 수 있으면서 무릎에 큰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에 체중 조절과 건강 유지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 오래전부터 산악회 회원들과 등산을 해 왔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산에 가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