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과 비례하는 발병률
심장 질환 바로 알기
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박형욱 교수
글 편집실 사진 송인호 영상 홍경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심장 질환 환자 수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9.9% 증가했고, 이 중 부정맥 환자 수는 46만 3,538명으로 2018년보다 약 25% 늘어 심장 질환 환자 증가 속도를 앞질렀다. 이처럼 부정맥과 심방세동 등 심부전 질환자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건강한 심장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박형욱 교수에게 들어 보았다.
부정맥 환자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가요?
부정맥 발생은 심장 질환 증가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고령화입니다. 심방세동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또 질병에 대한 인식률이 높아진 것과 허혈성 심질환, 심근증 환자들의 이환율과 생존율 증가, 부정맥 진단 기기의 개발과 발전 등이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심장 맥박 이상을 감지하는 데 사용되었던 각종 장비가 과거에는 하루나 이틀 검사에 그쳤던 반면, 요즘은 사흘에서 일주일까지도 모니터링이 가능해 부정맥 진단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히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 같은 신체 부착용 신호 감지 장치들이 개발되어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요. 손목형, 반지형 장비 이용이 증가하면서 스스로 부정맥을 감지하고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정맥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무엇인가요? 병원에 가야 하는 징후에 대해서도 알려 주세요.
부정맥은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데요. 그중 두근거림이 가장 흔합니다. 가슴이 빠르게 뛴다, 벌렁거린다, 철렁 내려앉는다 등 다양한 두근거림 증상과 호흡 곤란, 흉통, 실신 등이 있고, 심각한 경우는 돌연사가 첫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가장 흔한 증상인 두근거림은 잠깐 왔다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그래서 증상이 있다 하더라도 병원에 방문해 검사할 때는 부정맥이 나타나지 않아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큰 병원을 찾기보단 증상이 있을 때 가까운 병원에 바로 방문해 증상 발생 당시를 기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게 어렵다면 장시간 심장 맥박을 모니터할 수 있는 기기,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이 진단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병원을 찾아야 할 증상이나 징후로는 흥분하거나 놀라거나 긴장한 것이 아닌데 갑자기 두근거림이 느껴지거나 두근거림과 동반된 호흡 곤란, 흉통, 어지럼, 실신 등이 있는 경우로, 부정맥 가능성이 크므로 전문가로부터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부정맥으로 진단하기 위한 검사와 진단 기준은 무엇인가요?
부정맥을 진단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심장 맥박을 기록하는 심전도 검사입니다. 심전도는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어 두근거림이 있을 때 검사를 하면 어떤 종류의 부정맥이 있는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두근거림은 심전도 검사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24~48시간 기록이 가능한 홀터 검사, 24시간 심전도 검사로 진단했는데 최근에는 더 간편한 장비로 72시간~일주일까지 기록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몇 년에 한 번씩 드물게 생기는 두근거림이나 어지럼증, 실신 증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가슴 앞 피부 안에 칩을 넣는 삽입형 루프 리코더라는 장치로 진단합니다.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하는 방법으로 심전기 생리 검사라는 방법도 있습니다. 기구로 심장을 자극해 어떤 부정맥이 생기는지, 또 원인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원인이 밝혀지면 바로 이어서 치료까지 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부정맥의 진단 기준은 맥박이 1분에 60회보다 적거나 100회보다 많이 뛰는 경우 부정맥으로 진단합니다. 그러나 편히 쉬거나 수면을 취할 때 60회 이하로 떨어질 수 있고, 흥분, 카페인 섭취, 가벼운 운동으로 인해 100회 이상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아닌 평상시 활동이나 각성 상태에서 맥박이 많이 떨어지거나 올라갈 때 부정맥으로 진단하고, 정상 범위인 60~100회 사이라 하더라도 불규칙하게 뛰는 경우는 부정맥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부정맥이 나타나는 원인과 치료 방법은 무엇인가요?
부정맥은 크게 선천적, 후천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선천성 심장병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의 경우, 선천성 심장병을 치료하면 부정맥도 같이 치료 될 수 있습니다. 선천적이긴 하지만 정상 심장에 생기는 부정맥도 있습니다. 방실 결절 회귀성 빈맥이나 방실 회귀성 빈맥 등 심장의 정상적인 전기 회로 외에 다른 전기선으로 인해 부정맥이 생기는 경우가 해당합니다.
후천적 원인은 대부분 심장 질환으로 인한 경우가 많습니다. 심장병 중에서 심근증이나 심부전, 심근 경색증 같은 질환 때문에 1차적으로 생기는 부정맥도 있습니다. 심장 이외의 질환으로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감염에 의해 2차적으로 생기는 부정맥도 있습니다.
부정맥이 선천적인 원인으로 발생한 경우에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후천적으로 발생한 경우에는 기저 질환을 잘 조절, 관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입니다.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에는 약물 치료와 전기 치료, 심장 박동기 장착 등으로 치료합니다.
부정맥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도 알려 주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기저 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심장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운동 그리고 금연과 절주가 중요합니다. 특히 심방세동은 술과 관련이 많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1회에 두 잔 이상 드시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부정맥이 있는 경우 절주 또는 금주는 필수입니다. 흡연은 모든 심장병에 영향을 미치므로 금연 또한 중요합니다. 적절한 체중과 짜지 않게 드시는 식습관도 유지해야 합니다.
부정맥 외에 증가세인 심장 질환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최근 증가하는 질환은 심부전입니다. 심장 분야 석학이 예측하기를 21세기에는 심부전과 심방세동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 했는데, 현재 병원에서 체감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치료 약제, 치료법의 개발로 생존율이 개선되면서 환자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등의 이유로 심부전이 심장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심장 질환 예방을 위해서 꼭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심장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꼭 해야 될 것은 규칙적인 운동입니다. 꾸준히 운동하는 분들은 대부분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경우가 많아 심장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반면 그렇지 않은 분들이 문제를 겪습니다. 하지 않아야 될 것은 음주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흡연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건강을 위해 지키는 나의 루틴
규칙적인 운동
환자분들께 “규칙적으로 운동하시고 생활 습관 바꾸셔야 됩니다”라고 말씀드리지만 저도 잘 지키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환자분들께 말씀을 드리면서 저 스스로도 다짐하며 노력하는 부분은 꾸준히 걷기 같은 규칙적인 운동입니다. 일주일에 2~3일 정도는 약간 숨이 찰 정도로 운동하려고 하는데요. 건강을 위해 가장 좋은 실천 방법이고 저부터 지키려고 노력하는 루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