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내 몸의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할 때
신가병원 내과 박옥영 원장
글 편집실 사진 백기광 영상 홍경택
만성 질환을 갖고 있다면 환절기는 건강 관리에 더욱 유의해야 하는 시기다. 기온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혈관이 수축해 혈압과 혈당 패턴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은 호흡기 질환이 나타날 수 있고 이는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 변화가 큰 환절기, 만성 질환을 가진 분들이 유의해야 하는 점에 대해 알려 주세요.
환절기에는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 때문에 체온 조절이 힘들고 신체 생리적 불균형 상태에 놓이면서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고 쉽게 피로가 쌓입니다. 특히 환절기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와 독감에 걸리기 쉽고, 만성 호흡기 질환의 악화,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일교차가 혈관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성에 대해서도 알려 주세요.
외부 온도가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 흐름이 나빠지면서 혈액 응집력이 높아져 혈전이 생깁니다. 혈전은 혈관을 막아 심장의 산소 공급을 방해해 심할 경우 협심증과 급성 심근 경색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환절기에는 부정맥에 의한 돌연사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온도가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교감 신경이 흥분하면서 혈압과 맥박이 증가해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호흡기 질환에 더욱 취약한데요.
가장 발병률이 높은 호흡기 질환은 무엇인지 또 주요 증상에 대해서 알려 주세요.
기관지 천식이나 기관지 확장증 또는 만성 폐쇄성 폐 질환 환자들이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환절기에 발생하는 감기, 상기도 감염 때문인데 기관지는 차고 건조한 것을 싫어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환절기는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낮아 기관지가 싫어하는 환경으로 변하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에 걸리기 쉽습니다.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기침, 가래가 심하고 오래갈 때, 호흡 곤란, 흉통 등이 동반될 때는 단순한 감기를 넘어서 기관지염, 폐렴, 부비동염, 중이염 등의 세균 감염이 이차적으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기관지 천식이나 만성 폐질환 등 기존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는 빨리 진료를 받아 급성 호흡 부전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최근 젊은 층에서도 당뇨병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당뇨병 환자들이 환절기에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환절기에는 당뇨 환자의 혈당 패턴도 변하기 쉬워 혈당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뿐 아니라 정기적인 혈당 체크를 통해 건강 관리를 해야 하고 건조한 가을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감기 등 환절기 유행 질환으로 몸이 아프면 혈당 관리에 어려움이 생기는데, 상대적으로 인슐린 필요량이 많아져 혈당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몸이 아픈 날에는 보통 네 시간에 한 번씩 혈당을 체크하고 고열, 설사, 구토 증상이 있다면 더 자주 체크해야 합니다. 혈당 수치에 따라 인슐린 조절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화와 함께 발생하는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노인이 많습니다.
진료실에서도 체감하시나요?
면역 시스템이 약화하고 조직의 회복력도 감소하여 다양한 건강 문제가 발생하는 노인 환자가 진료실을 많이 찾습니다. 이런 경우 특히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혈관이 경화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러한 변화는 고혈압이나 동맥 경화증 등의 심혈관 질환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심장 마비,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노화와 함께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지면서 혈당 조절이 어려워져 당뇨병 발생 위험도 높아집니다. 또한 노화는 고립감, 우울증, 인지 기능 저하와 같은 정신 건강의 문제도 동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증가로 만성 콩팥병 환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질환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당뇨병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신장에서 혈액 여과를 담당하고 있는 사구체가 손상되면서 단백뇨가 나타나고, 이로 인해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당뇨병성신증(당뇨병성 신장 질환)이 생깁니다. 30세 이후에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의 약 10~30%에서 진단받은 지 20년이 지나면 신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만성 콩팥병(신부전)이 발생하게 됩니다.
당뇨병성 신증은 고혈당의 시작과 함께 매우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진행된 경우에도 환자 자신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병성 신증이 악화되어 신장이 체내 노폐물을 걸러 내는 기능을 거의 상실한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된 경우는 신기능의 저하에 따라 혈액 중 노폐물인 요소 질소, 크레아티닌의 수치가 올라가고 환자들이 구역, 구토, 식욕 상실, 허약감, 피로감, 가려움증, 근육 경련 등을 호소합니다.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건강 수치는 무엇인지, 그 이유도 함께 알려 주세요.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고혈압·당뇨병이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을 경우 심근 경색증이나 뇌졸중 등 다른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만성 신장 질환, 망막병증, 신경손상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관도 노화되고 노화가 진행된 혈관은 마치 녹이 슬고 찌꺼기가 낀 하수도관처럼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등이 붙어 혈관이 좁아져 있습니다. 좁아진 혈관은 다시 넓어지기 어렵고, 이는 각종 질병과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혈관 건강을 가장 위협하는 질병이 바로 이상 지질 혈증입니다.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의 수치를 측정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 지질 혈증 발생 위험이 높은 40대 이상과 비만 등 위험 요인이 있는 20~30대에겐 조기 발견의 기회입니다.
건강을 위해 지키는 나의 루틴
하루 30분 이상 걷기와 주 2회 이상 수영하기
갱년기를 겪으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하루 30분 이상 걷기와 주 2회 수영하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병원까지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요. 이 길을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또 걷기만으로는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주 2회 수영을 하면서 건강을 지키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