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talks 1

소아 청소년 당뇨병,
제대로 바라보고
따뜻하게 보듬을 시기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기형 교수

당뇨병은 혈액 내 혈당이 높아져 당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질환으로, 잘못된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이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1형 당뇨병은 자가 면역 기전에 의해 인슐린이 생성되지 않아 생기는 난치성 질병으로, 주로 유년기에서 청소년기에 발병해 소아 당뇨병이라고 불린다. 1형 당뇨병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되므로 평생 관리가 필수적이며, 그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은 경제적 부담 및 정서적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불확실 등 다양한 심리 사회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년간 소아 당뇨병 환자들을 진료하며 사회적 인식 개선과 지원 확대를 위해 노력해 온 이기형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편집실 사진 송인호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일반적으로 ‘당뇨병’이라고 하면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으로 생각을 하십니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인슐린은 영양소를 섭취했을 때 그 영양소가 잘 이용될 수 있도록 해 주는데, 바로 이 인슐린의 작용에 저항성이 생겨 기능을 못 하게되는 것이 2형 당뇨병입니다. 반면 1형 당뇨병은 우리 몸의 면역 세포가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 세포를 공격해 더는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게 하는 질환으로,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2형 당뇨병은 인슐린 기능이 좀 떨어져 있는 상태인 만큼 경구 약물요법과 자기 관리 등으로 개선이 가능하지만, 1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아예 부족하기 때문에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물론 2형 당뇨병도 혈당 조절이 잘 안되는 경우 주사를 맞기도 하지만, 1형 당뇨병은 먹는 약이 없어 주사가 유일한 치료제이며 소아청소년기에 주로 발병하다 보니 장기적인 치료가 이어져야 해서 관리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1형 당뇨병 소아 환자가 스스로 질환을 관리하는 능력을 갖춰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발병 초기부터 긍정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게 믿음과 지지를 보여 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당뇨병이 발생하는 원인도
1형과 2형이 각각 다른가요?

2형 당뇨병은 유전적인 요소가 굉장히 강해요. 가계 특성상 부모나 조부모 중에 당뇨병이 있고, 자녀들도 비만한 경우 2형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1형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부모에게 당뇨병이 없더라도 자녀에게는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내 아이가 어려서부터 왜 이런 병에 걸려서 혈당 검사에 주사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미안해하시고, 특히 자신의 잘못 때문에 당뇨병에 걸렸다는 생각에 마치 ‘천형’처럼 여기며 힘들어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유전적 요인이 전혀 없지는 않아도 그렇게 크지도 않기 때문에 ‘죄책감에서 좀 벗어나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자주 드립니다.

1형 당뇨병이 나타나는 시기는
언제인가요?

1형 당뇨병은 호발 연령대가 두 군데 있습니다. 먼저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5~7세에 많이 생길 수 있고, 또 하나는 사춘기 시기로,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 이들 호르몬들의 혈당 증가 작용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1형 당뇨병 호발 연령대가 유소아기와 사춘기인 데 비해 2형 당뇨병은 청소년 이상이 되어서 비만을 원인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 아이가 지금 초등학교 2~3학년인데 당뇨병에 걸렸다고 한다면 거의 90%는 1형 당뇨병이라고 봐야 합니다.

어떤 증상을 보일 때 병원을 찾아야
하나요?

당뇨병 증상은 다음, 다뇨, 다식으로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러 가고 많이 먹는다면 당뇨병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또, 우리 몸을 키우는 인슐린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마치 밑 빠진 독처럼 밥을 먹어도 살이 빠집니다. 아이들은 성장 중이기 때문에 키가 자라고 체중도 같이 늘어요. 그런데 영양상 문제가 없는 소아 청소년의 체중이 준다?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으니 병원을 찾아 검사부터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자와 가족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삼시 세끼 제때 먹고 제시간에 자라’는 당부를 잔소리처럼 합니다. 당뇨병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인슐린 주사도 맞아야 하고, 다이어트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 운동도 해야 하는데 기본적인 생활이 무너지면 모두 불가능해지니까요. 또 3개월에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해 자신의 건강 상태와 혈당 조절을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1형 당뇨에 대한 제도적 지원,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1형 당뇨병 발생 빈도가 굉장히 낮은 국가입니다. 발생률이 전체 소아인구 10만명당 3~4명으로, 적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정부 정책과 제도로부터 외면받아 온 것이 사실이죠. 사회적인 관심을 못 받다 보니 중증 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최근 들어 다행히 혈당측정기나 인슐린펌프 등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되었으나 그 폭을 더욱 확대해서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1형 당뇨 환자의 대부분이 소아 청소년기에 발생하고 있는 만큼 성장 발달 단계에 맞는 관리와 교육, 환자와 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히필요합니다.

오랜 기간 소아 당뇨 캠프를 운영해 오신
걸로 압니다. 이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1형 당뇨병은 현재까지 완치 방법이 없어서 소아 청소년 당뇨 환자들은 부족한 인슐린을 보충하기 위해 하루에 3~4회씩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그리고 혈당조절이 제대로 안되면 나중에 만성 혈관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데 아이들은 병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문제, 또래 친구나 가족과의 갈등으로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많이 느끼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 심리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어서 소아 당뇨병은 전담팀 케어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바람으로 1999년 처음 소아 당뇨병 가족모임과 교육을 시작했고 2006년부터 고려대학교의료원 소아 청소년 당뇨 교실로 조직을 확대해 매년 정기적으로 캠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의료원 소아 당뇨 캠프는 환자와 가족이 경험하는 여러 가지 신체적, 심리 사회적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의사,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레크리에이션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에도 소아 당뇨 캠프의 명맥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단일 병원이 아닌 고려대학교의료원 산하 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의 스태프들과 환자들이 함께 연합한 캠프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지키는 나의 루틴

적정 체중 유지하기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기 위해 체중을 자주 잽니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키와 몸무게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서 평소보다 체중이 조금 오버됐다 싶으면 식이를 조절하거나 운동을 더 하는 식의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신체에 대한 수치를 잘 알아 두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