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체중 출생아의
따라잡기 성장
강동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황일태 교수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이를 둔 부모라면 키를 키우기 위해 무엇이든 해 주려고 한다. 저체중 출생아로 태어난 아이를 둔 부모라면 더욱 그러하다. 결혼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저체중 출생아 비율도 높아지고 있어 이와 관련한 성장 치료에도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다. 강동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황일태 교수에게 저체중 출생아의 성장 호르몬 치료와 소아의 올바른 성장에 대해 들어 보았다.
글 편집실 사진 윤선우
결혼·출산 연령이 높아지면 저체중 출생아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국내 실정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의 신생아 합계 출산율[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970년 4.53명에서 급격하게 감소하여 1983년에는 대체 수준(2.10명) 아래인 2.06명으로 떨어졌습니다. 2000년대 들어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합계 출산율은 2000년 1.48명, 2010년 1.23명, 2023년 0.72명으로 계속 낮아져 2024년에는 0.68명을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신생아 출산율은 감소하지만, 저체중 출생아 비율은 1993년 2.6%에서 점차적으로 증가해 2015년에는 5.7%를 기록했습니다. 저체중 출생아 수가 증가하는 원인은 불임 치료의 발전으로 인한 다태아 증가, 고령 출산 증가, 산모의 흡연, 음주 및 만성 질환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저체중 출생아가 성장하면서 겪는 건강 문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출생 후 80~85%는 만 2세까지 따라잡기 성장이 이루어지지만, 15~20%는 만 2세가 지나도 신장과 체중의 따라잡기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아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저신장과 저체중의 문제를 겪을 수 있습니다. 특히 성인이 되어 저신장이 될 확률은 5~7배에 달합니다. 이 외에도 장기적인 합병증으로 인슐린 저항성, 내당능 장애,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과 같은 대사 증후군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등의 발생도 증가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저체중 출생아의 성장 호르몬 치료 과정에 대해 알려 주세요.
출생 후 따라잡기 성장이 안 된 저체중 출생아의 성장 호르몬 치료는 또래와 비슷한 정도의 키 성장을 유도하고 성장기 동안 키를 정상화하여 최종 신장을 키우는 것이 목적입니다. 성장 호르몬 치료 효과는 치료 용량, 치료 시작 시기와 연관이 깊은데, 일반적으로 고용량으로, 일찍 시작할수록 성장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체중 출생아의 성장 호르몬 치료는 미국 FDA(식품 의약국)에서는 이미 2001년에 저체중 출생아에서 성장 호르몬 치료에 대한 적응증을 승인했으며, 2003년에는 EMEA(유럽 의약품 기구·현 EMA)에서도 승인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치료의 적응증을 인정했으나 이때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았고, 2014년 8월부터 4세 이후 따라잡기 성장이 안 된 저체중 출생아에 대한 성장 호르몬 치료는 보험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미 거의 40년 동안 저체중 출생아에서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으며, FDA에서는 2세, EMEA에서는 4세, 일본에서는 3세 이상, 우리나라는 4세 이상에서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바른 성장을 위해 지켜야 할 생활 습관도 알려 주세요.
아이들의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른 생활 습관’입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에서는 바른 성장을 위한 다섯 가지 생활 수칙, ‘하·하·스마·일·건강 바른 성장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 하루 8시간 이상 푹 자기
성장 호르몬은 주로 깊은 수면에 빠져 있을 때 분비가 잘되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학업이나 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의 과도한 사용, 부모의 늦은 귀가 등 아이들 수면 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하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기
운동은 주말에 몰아서 하는 것보다는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줄넘기나 달리기, 자전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성장판 자극에 효과적이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스마 스마트폰, 컴퓨터, TV 사용 줄이기
대한소아내분비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의 경우 30%가 하루에 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절반 이상이 잠자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남자아이에서 비만의 빈도가 특히 급증했는데 이는 밖에서 뛰어노는 대신 컴퓨터나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TV, 컴퓨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하루 2시간을 넘으면 소아 비만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사용 시간을 절대적으로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 일조량은 충분히, 하루 30분 이상 햇볕 쬐기
매일 30분 이상 햇빛을 받으며 실컷 뛰어놀 수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주말에 야외로 나가 산책, 운동 등을 즐기는 것을 권장합니다.
건강 건강한 식단, 하루 세 끼 꼭 먹기 잘 자라려면
잘 먹어야 합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5대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합니다. 다만, 과도한 열량 섭취는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합니다.

성장과 관련해 부모님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철분제, 아연, 칼슘제 등을 먹으면 키가 큰다고 믿고 해당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은데도 영양제를 먹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영양소들이 부족이 아닌데도 먹이는 경우 오히려 과잉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 성조숙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유, 두부, 계란, 소고기 등을 안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며 음식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가 실제로 비만이 아닌데 체중 감량을 시키는 경우도 자주 봅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충분한 영양 공급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달고 짠 음식 빼고는 5대 영양소를 모두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5대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떤 경우에 소아 성장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아이의 키가 같은 나이와 성별의 아이 100명 중 하위 3번 이하라면 저신장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저신장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하고 원인에 따라 성장 호르몬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영유아 검진에서 키 성장 속도가 떨어지거나 또래보다 작은 경우에는 소아내분비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을 위해 지키는 나의 루틴
건강한 생활 습관의 실천
건강을 지키는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올바른 생활 습관을 일정하게 지켜 나가는 것이 정답이죠. 저도 하루 세 끼 과식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보다는 계단을 주로 이용하는 등 생활에서 틈새 운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 일주일에 사흘은 1시간 정도 운동을 하며 건강한 생활을 하려고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