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가 가져올
맞춤형 건강 관리와
혁신적 질병 예방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최근 AI의 활약이 눈부시다. 의료 현장에서도 AI는 전문가를 보조하고 있다. 건강 검진과 관리 분야에서는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법 제공과 기회 진단을 통해 질병 예방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기회 진단 솔루션 개발에서 선도적 역할을 맡고 있는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에게 AI가 가져올 의료 혁신에 대해 들어 보았다.
글 편집실 사진 송인호 영상 홍경택
의료 AI가 실제 현장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간 어떻게 적용되어 왔나요?
초기 의료 AI는 확률적 모델과 규칙 기반 시스템을 중심으로 발전했습니다. 국가 건강 검진에서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비만, 흡연, 혈압, 혈당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심뇌혈관 발생 확률을 계산하고, 개인별 위험도를 ‘건강 신호등’ 형태로 제공하여 의료진과 환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후 딥 러닝 기술이 도입되면서 2세대 의료 AI가 등장했습니다.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여 패턴을 인식하고 예측 모델을 생성하는 능력을 보유하여 의료 영상 분석, 유전체 데이터 분석, 환자 기록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는 대부분의 질병 진단 AI는 이러한 2세대 AI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의료 전문가를 보조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로 확장되고 있다는데 실제 어떻게 활용되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의료 AI는 생성형 AI로 확장되면서 건강 관리 분야에서 더욱 정교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기반 건강 관리 챗봇은 사용자의 식단, 운동, 수면 패턴 등을 분석하여 맞춤형 건강 조언을 제공합니다. 혈당이나 혈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경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가까운 의료 기관 방문을 안내하는 기능도 수행합니다.
특히 사진을 분석해 자동으로 식단을 추적하는 AI가 등장하면서 보다 정밀한 영양관리가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된 AI는 실시간으로 심박수, 혈압, 혈당 등을 모니터링하여 건강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적절한 조치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정신 건강 관리에서도 AI는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분석해 명상, 호흡법 등 스트레스 관리법을 추천합니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조언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건강 관리를 지원하는 중요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의료 AI 활용에서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기술 발전이 항상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규제와 기술적 준비부족으로 인해 새로운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생성형 AI가 의사의 진단을 대체하지 않는 한 의료 기기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여러 기술들이 안전성과 효과를 충분히 검증받지 않은 상태로 의료 현장에서 사용될 위험이 있습니다. 챗봇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의사가 잘못된 결정을 내려 환자가 오진을 받거나 부적절한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 등이 해당합니다. 최근에는 건강이나 식단에 대해 조언하는 의사들 중 일부가 실제 의사가 아니라 AI 기술로 만들어진 ‘쿠치 닥터(coochie doctor)’, 즉 가짜 의사로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의료 AI 챗봇은 의료 전문가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의료진과 협력하여 환자분들이 더 나은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챗봇은 보조 도구로 활용되며 최종적인 판단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가 내려야 합니다.
의료 AI가 발전하면서 앞으로 가장 기대되는 점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맞춤형 건강 관리와 질병 예방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3세대 의료 AI는 파운데이션 모델과 생성형 AI, 다중 모달리티 기술을 활용해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개인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질병이 발생하기 전 위험 요인을 조기에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유전체 정보, 생활 습관, 의료 기록, 실시간 생체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전략을 제공하고, 혈당, 혈압, 심박수 등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즉각적인 경고를 보내거나 적절한 생활 습관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AI 기반 챗봇은 환자들에게 실시간 건강 조언을 제공하고, 복잡한 의학 정보를 쉽게 설명해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이 발전하면 만성 질환(고혈압, 당뇨병 등) 관리의 효율성이 향상되고,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며,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의료 AI는 단순한 보조 기술을 넘어 보다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필수적인 의료 파트너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건강 검진에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건강 검진을 받을 때마다 올해는 어떤 검사를 선택하는 게 좋을지 고민될 때가 많죠. 국가 건강 검진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항목 외에도 비교적 간단하고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검사들이 있습니다. 안저 검사, 심전도 검사, 혈액 검사, 소변 검사 등이 있고, 추가로 초음파 검사나 CT, MRI 같은 정밀 검사는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병원을 방문하는 분들은 “작년에 받은 복부 CT나 폐 CT를 올해도 받아야 할까요?” 또는 “이번에는 심장 혈관 검사를 해 보면 좋을까요?” 같은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정밀 검사는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CT 검사를 너무 자주 받으면 방사선 노출이 증가하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만약 기존에 받았던 기본적인 검사 결과를 활용해 내 몸의 위험 신호를 미리 발견하고, 꼭 필요한 정밀 검사만 추천받을 수 있다면 불필요한 검사도 줄이고 건강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개념을 ‘기회 진단(Opportunistic Screening)’이라고 합니다. 병원에서 다른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건강 정보를 활용해 다른 질병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요. AI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이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는 능력입니다. 이런 AI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에 받았던 검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안저 검사(눈 촬영)로 혈관 건강을 평가해 동맥 경화 위험을 예측하는 AI가 이미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기존 검사의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이나 방사선 노출의 부담이 없고, 또 정기 건강 검진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 질병의 조기 진단과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 진단 AI가 발전하면, 우리가 건강 검진을 더 스마트하게 받고, 꼭 필요한 검사만 선택해 건강을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예상되는 기회 진단도 소개해 주세요.
최근 연구에서는 안저 영상을 활용해 빈혈이나 만성 신장병 같은 질환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복부 CT로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AI, 흉부 X-ray로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AI 등도 개발되고 있는데요. 이처럼 기회 진단 의료 AI는 단순히 기존 검사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강점인 패턴 분석 능력을 활용해 새로운 바이오 마커(질병 예측에 도움되는 생체 신호)를 찾아내고, 더 정밀한 건강 관리가 가능하도록 돕습니다. 기회 진단 AI로 숨겨진 건강 정보를 발굴하고, 이를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미래 의료 혁명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건강을 위해 지키는 나의 루틴
올바른 생활 습관 유지하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매일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금연, 절주, 운동, 충분한 수면 이 네 가지를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담배와 술은 하지 않고, 운동을 실천하기 위해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한두 정거장 정도 미리 내려 30분~1시간 정도 걷습니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잘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저만의 루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