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많이 나는 사람 주목!
땀과 냄새를 조절하는 약물
여름철 ‘겨땀으로 워터 파크 개장’이라는 말이 남 일 같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의가 땀에 푹 젖어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요. 일상 에티켓을 무너트리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땀 억제제의 성분과 사용 시 주의할 점에 대해 알아봅니다.
글 정희진 울산대학교병원 약제팀 약사
오락가락하던 날씨가 점점 기온이 오르며 더워지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1년 내내 긴 가운을 입고 일하다 보니 더위를 일찍 느끼는 편인데, 얼마 전 가운 안에 긴팔을 입고 일하다 땀을 흠뻑 흘린 뒤로 반팔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날이 더워지면 흔히들 가장 먼저 느끼는 증상이 땀이 나는 것입니다. 땀은 노폐물과 수분을 배설하는 방법 중 하나로 체온을 조절해 줍니다. 그러나 땀의 양이나 냄새가 과하면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습니다.
염화알루미늄으로 땀 억제
땀이 만들어지는 땀샘은 에크린 땀샘과 아포크린 땀샘으로 나뉩니다. 에크린 땀샘은 몸의 거의 모든 부위에 있으나 특히 손바닥과 발바닥에 많습니다.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에크린 땀샘에서 만들어지는 땀은 대부분 물이라 투명하고 냄새가 없습니다. 반면 아포크린 땀샘은 겨드랑이나 회음부에 많이 분포하며 여기서는 지방 성분의 땀이 나와 다소 끈적거립니다. 피부 표면 세균에 의해 지방 성분이 분해되면 특이한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땀이 많이 나는 것도, 땀 냄새가 나는 것도 사람에 따라 불편하게 느낄 수 있죠. 손발이나 겨드랑이 등 몸의 일부분에 땀이 많이 나는 국소 다한증에는 바르는 약물이 우선 쓰입니다. 먹는 약도 있으나 이는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인 데다 약의 작용 방식상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어 국소 다한증에는 잘 쓰이지 않습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효과적인 약은 염화알루미늄(Aluminum chloride)입니다. 땀이 많이 나는 곳에 바르면 땀샘을 막는 마개 역할을 해서 땀의 양을 줄여 줍니다. 피부에 물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바르면 약과 물이 반응해 심한 피부 자극을 느낄 수 있으니 피부를 잘 말리고 발라야 합니다. 물로 씻어 내기 전 최소한 6~8시간 정도 피부에 유지되어야 하니 활동을 안 하는 시간에 바르는 것이 좋겠지요. 땀이 나기 전에 미리 발라야 효과가 좋고, 땀이 안 날 때 발라야 흡수가 잘되니 겸사겸사 땀이 덜 나는 저녁 시간에 바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땀이 덜 날 때까지 매일 밤 한 번씩 바르고 증상이 나아졌다면 일주일에 한 두 번으로 줄입니다. 약액이 옷에 직접 닿으면 색이 변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피부 자극과 부작용 주의
이 약물의 가장 큰 부작용은 피부 자극입니다. 적용 부위에 자극감이나 과민 반응으로 인한 발진, 작열감, 통증,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눈·코·입이나 점막에는 바르지 말고, 만약 묻었다면 잘 닦아 냅니다. 12시간 이내에 면도한 피부 등 다치거나 자극받은 피부에는 바르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제모제도 염화알루미늄을 바르기 전후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드물게 알루미늄 독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품화된 염화알루미늄 농도로는 이런 독성을 거의 일으키지 않지만, 콩팥 기능이 저하된 고령의 환자나 알루미늄 연관 약품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편, 땀샘으로 나오지 못한 땀은 혈액으로 재흡수돼 소변이나 다른 부위에서 땀으로 배출됩니다. 원래 땀이 안 나던 부위에서 땀이 나 불편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콜린성 약물도 사용
염화알루미늄이 가장 효과적이고 널리 쓰이는 약이기는 하지만, 항콜린성 약물도 다한증에 사용됩니다. ‘콜린성’은 몸에서 여러 작용을 하지만 침, 눈물, 땀이 많이 나오게 합니다. 그래서 이걸 막아 주는 ‘항콜린성’ 약물을 써서 땀을 덜 나오게 하는 것이지요. 단 시야 흐림, 동공 확대, 입마름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녹내장 환자는 사용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두통, 어지러움, 적용 부위 자극감이나 피부 발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항콜린성 약물 중 하나인 글리코피롤레이트를 묻힌 패드는 얼굴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 사용합니다.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고 잘 말린 후, 하루 한 장을 눈·코·입과 상처 부위를 제외한 얼굴 부분에 가볍게 다섯 번 정도 문지릅니다. 4시간 동안은 씻지 않고 그대로 둬야 하니 자기 전에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효과는 약 하루 지속됩니다. 적용 부위 자극감이나 피부 발진이 나타날 수 있으니 문지른 후 바로 손을 씻어 줍니다. 특히 글리코피롤레이트 패드를 사용한 후 눈에 렌즈를 끼는 경우엔 더 조심합니다.
세균을 억제하는 땀 냄새 제거제
땀 냄새를 줄이는 땀 냄새 제거제에는 트리클로산(triclosan), 알코올 등이 들어있습니다. 땀을 분해해 냄새가 나게 하는 세균을 억제하여 땀 냄새를 줄여 줍니다. 땀을 덜 나게 하는 땀 억제제와 달리 약국이 아닌 마트 등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땀 냄새 제거제를 간혹 땀 억제제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부 제품에 땀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 있기는 하나 일반 의약품인 땀 억제제 수준의 효과는 나타나기 힘듭니다.
땀 냄새 제거제는 말그대로 땀 냄새 제거가 목적이니 땀을 많이 흘리는 분은 땀 억제제를, 땀 냄새가 고민인 분은 땀 냄새 제거제를 사용하는 것이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땀 냄새 제거제는 시중에 스프레이, 가루, 액상 등 여러 형태로 나와 있습니다. 스프레이는 주로 알코올이, 가루 등 다른 형태에는 알루미늄 화합물이 포함된 경우가 많습니다. 몸에 물기가 없는 상태에서 사용하고 완전히 마른 후에 옷을 입어야 합니다.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사용하면 피부에 심한 자극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제모를 했다면 24시간이 지난 후 사용해야 하며, 땀에 자연스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땀 냄새 제거제를 사용한 날은 잘 씻어야 합니다.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
땀이 나면 불편합니다. 안경이 미끄러지고 선크림은 녹아내리죠. 하지만 땀은 체온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무작정 땀을 조절하는 것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본인이 불편을 느끼느냐, 또 어떤 불편함이냐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손을 섬세하게 써야 하는 직업이거나, 사람들과 악수를 할 일이 많거나, 주위에서 땀 냄새가 심하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치료가 필요하겠지요. 이 글에서는 처방 없이 구입 가능한 일반 의약품과 데오드란트만 언급했지만, 보톡스 등 여러 치료 방법이 더 있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셔서 올바르게 적용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