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의 균형이
피부 건강의 열쇠
올포스킨피부과의원
민복기 원장
현대인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백반증, 건선, 아토피 피부염 등 만성 피부 질환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들 질환은 단순한 피부 트러블을 넘어 면역계의 복잡한 오작동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면역 질환’으로 분류된다. 면역학 박사이자 피부과 전문의인 민복기 원장은 면역을 아는 것이 피부를 지키는 첫걸음이라 강조한다. 피부는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집약된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글 편집실 사진 윤선우
면역력에 이상이 생기면 어떤 피부 질환이 생기고 또 어떤 특징이 나타나나요?
피부는 우리 몸의 가장 큰 면역 기관 중 하나로, 외부 병원체와 물리적 자극에 대한 첫 번째 방어선 역할을 합니다. 이로 인해 피부 질환의 많은 부분이 면역학적 기전과 직접 관련되어 있습니다. 자가 면역 피부 질환인 루푸스, 건선, 백반증, 피부근염, 전신 탈모증은 면역계가 자기 피부 조직을 공격함으로써 발생하고, 아토피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 두드러기와 같은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과민한 면역 반응 때문에 유발됩니다. 특히 우리 피부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병원체에 노출되기 쉬운데, 이러한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수포, 홍반, 농포와 같은 피부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 밖에도 장기 이식을 받았거나 항암 치료와 같이 면역 억제 상태에서 일반적인 피부 감염이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피부암 발생률도 증가합니다.
자가 면역성 피부 질환이란 무엇이고, 증상은 어떠한가요?
자가 면역성 피부 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자신의 세포나 조직을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대표적인 자가 면역성 피부 질환으로 백반증, 건선, 루푸스 등이 있으며, 이들 질환은 면역 체계의 오작동으로 발생하는 만큼 단순한 피부 트러블과는 다른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백반증은 피부의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면역 세포의 공격을 받아 파괴돼 다양한 크기, 모양의 백색 반점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건선은 T세포라는 면역 세포가 피부 세포의 과잉 증식을 유도하면서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과 하얀 인설을 유발하는데, 두꺼워진 피부에 홍반과 인설이 같이 있는 특징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루푸스는 피부 발진과 함께 관절통, 피로감이 동반되며 햇빛 노출에 민감하게 반응해 발진이 사라진 후 색소 침착이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자가 면역성 피부 질환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면역 억제제 등이 사용되는데, 장기 사용 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면역학과 피부과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면역은 피부뿐만 아니라 몸 전체의 건강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면역학적 기전과 질환을 다루는 피부과의 영역에서 자가 면역성 피부 질환의 치료는 단순 억제가 아닌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스테로이드나 면역 억제제를 주로 사용해 염증을 잠재우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면역계의 조절을 유도하는 생물학적 제제나 면역 조절 치료가 주목받고 있는데, 특정 면역 경로만 조절해 부작용을 줄이면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자가 면역성 피부 질환의 치료에 있어 서두르는 것은 금물이며, 완치보다는 ‘조절’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면역의 과잉이나 부족이 아닌 ‘균형’이 피부 건강의 열쇠인 만큼 피부에 나타난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면역계의 건강까지 살피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대책본부장을 맡으시면서 감염병 예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것으로 압니다.
당시 다양한 피부 증상들이 보고된 바 있는데, 감염병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감염병은 피부의 면역 반응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피부 질환의 발현이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당시 나타난 피부 증상들을 살펴보면 면역계의 과민 반응이나 자가 면역 반응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두드러기나 구진, 발진은 면역계의 과민 반응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면역 세포의 활성화와 염증 반응 때문에 유발됩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면역 시스템이 바이러스를 처리하고 면역 기억을 형성하여 재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수준의 면역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어서 일부는 재감염의 위험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코로나 현장을 경험하면서 실제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백신을 통해 면역 시스템이 빠르게 반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백신을 맞는 것이 감염병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여겨집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면역 관리 노하우를 소개해 주세요.
면역 균형을 유지하려면 일상 속에서도 면역을 자극하지 않는 생활 습관이 필요합니다. 규칙적인 수면, 스트레스 관리, 항산화 식품 섭취, 피부 장벽을 보호하는 보습제 사용 등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이나 건선 환자의 경우, 급격한 온도 변화와 과도한 세정제 사용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과목 중에 피부과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피부과는 내과적, 외과적 요소를 함께 갖추어 연구 논문도 많이 쓸 수 있고 수술도 할 수 있는 환경인 점에 특히 흥미를 느꼈습니다. 군의관 시절에는 피부 질환으로 힘들어하는 장병들을 도와줄 기회가 있었는데, 상태가 호전되자 몹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피부과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피부 질환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큰 요인입니다.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로 더 많은 환자들에게 환한 웃음을 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건강을 위해 지키는 나의 루틴
건강한 습관을 만들고 유지하기
건강은 오랜 시간 ‘습관’처럼 몸에 좋은 것들을 유지할 때 지켜지는 것입니다.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등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지키기가 쉽지 않은 것을 습관화해야 합니다. 저는 건강을 지키는 루틴으로 규칙적인 아침 식사, 적절한 수면 시간 확보, 주기적인 건강검진, 꼼꼼한 세안과 자외선 차단제 사용, 걷기, 긍정적인 사고와 양보 등을 정해놓고 매일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야 건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