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대란 약국 피부관리템
안전하고 현명하게 사용하기
약국 피부관리템이 입소문을 타고 품절대란을 겪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온 여행객도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약국을 찾을 정도입니다. 검증된 성분이 합리적인 가격대로 나와 있기에 사지 않을 이유가 없기도 하죠. ‘나도 한번 사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면 성분에 대한 정보와 주의할 점을 먼저 알아보세요.
글 정희진 울산대학교병원 약제팀 약사
최근 SNS와 유튜브를 통해 ‘약국 꿀템’이라 불리며 화제를 모으는 일반의약품이 자주 품절됩니다. 몇 년 전부터 인플루언서가 제안하거나 사용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약사 인플루언서들이 소개하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피부과 시술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피부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 주세요’ 하는 지명 구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SNS는 짧은 시간 안에 한정된 정보를 보여주게 됩니다. 개인에 맞게 선택하기 위해서는 각 제품의 성분과 작용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색소침착 개선제는 자외선 차단 필요
멜라닌 색소는 우리 몸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피부 내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며 적절한 양이 있어야 건강한 피부가 유지됩니다. 하지만 과다 생성 후 배설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피부 내 색소가 침착됩니다. 피부 색소 침착증은 기미, 주근깨 등으로 매우 다양한데 주된 원인은 자외선입니다. 햇빛을 받으면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지므로 색소가 짙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 임신, 경구 피임약 등도 원인입니다.
색소침착 개선에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성분은 히드로퀴논(hydroquinone)입니다. 히드로퀴논은 피부 표피층에서 멜라닌 색소의 생성을 줄여 피부에 과다하게 침착된 색소를 탈색하는 원리로 작용하며 기미, 주근깨, 노인성 검은반점 등 불필요한 부위의 과도한 색소침착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꾸준히 사용할 경우 5~7주 후 기미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기 때문에 피부가 햇빛에 노출되면 다시 색소가 침착될 수 있습니다.
히드로퀴논은 하루 1~2회 아침과 취침 전 환부에 발라주되, 8주 이상 사용해도 개선이 없다면 사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사용 중이나 사용 후에는 반드시 자외선을 차단해야 합니다. 약을 바른 부위가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 변색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거나 긴 옷을 입어야 합니다. 임산부, 12세 이하 소아, 신장애 환자는 사용을 금합니다.
염증 상태에 따라 골라 바르는
여드름 치료제
여드름은 염증 상태에 따라 적합한 성분이 다릅니다. 살리실산(salicylic acid)이 주성분인 제품은 좁쌀 여드름과 같은 비염증성 여드름 치료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비염증성 여드름은 모낭 내에 피지가 축적됐으나 염증 증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태로 블랙헤드, 화이트헤드, 좁쌀여드름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살리실산은 모공 내 각질과 피지를 녹여 없애주고, 염증성 여드름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하루 2회 아침저녁으로 사용하되 피부 건조가 발생할 수 있으니 처음에는 하루 1회로 시작하여 피부 상태에 따라 조절해야 합니다.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벗겨지면 이틀에 1회로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간장애나 신장애 환자는 넓은 부위에 장기간 발라서는 안 되며, 임산부도 사용을 금해야 합니다.
염증성 여드름에 이부프로펜 피코놀(ibuprofen piconol)과 이소프로필메틸페놀(isopropyl methylphenol)을 함유한 제품을 사용하면 붉은 여드름, 뾰루지, 화농성 여드름에 항염 및 항균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염증성 여드름은 모낭 내의 균이 쌓인 피지에서 지방을 분해하는데, 이 과정에서 모낭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합니다. 이소프로필메틸페놀은 피부에서 균이 증식되는 것을 막고, 이부프로펜 피코놀은 균이 일으킨 염증을 가라앉힙니다. 세안 후 적당량을 여드름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도포하며, 주변의 넓은 부분이나 눈 주위에는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애크린 겔과 애크논 크림을 함께 사용할 경우에는 세수 후 애크린 겔을 먼저 바르고 기초 화장품을 바른 다음 애크논 크림을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 28주까지는 사용 가능하나 꼭 필요한 경우만으로 제한되고, 그 이후에는 출산 지연이나 신생아 출혈 등의 우려로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피부 재생으로 알려진 덱스판테놀
피부 재생과 진정에 널리 사용되는 성분으로는 덱스판테놀(dexpanthenol)이 있습니다. 상처, 화상, 유두 균열, 피부염, 기저귀 발진 등의 보조 치료에 사용됩니다. 덱스판테놀은 피부에 바르면 쉽게 흡수되어 판토텐산으로 바뀌는데, 이는 피부의 상피세포 증식을 촉진하고 상처 부위를 치유하는 작용을 합니다. 또한 항염 효과를 통해 피부염 치료에도 도움을 주며,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보습 작용도 뛰어납니다.
다른 성분도 마찬가지지만 덱스판테놀도 여러 제약회사에서 다양한 제품으로 나와 있는데, 이중 한 연고가 기저귀 발진을 가라앉히는 데 많이 쓰입니다. 주성분은 덱스판테놀로 같지만 부성분에 차이가 있어 바르는 느낌이 다릅니다. 가볍고 발림성이 좋은 것은 끈적이는 느낌이 적어 넓은 부위에 사용하기 적합하지만 지속성이 떨어져 자주 발라줘야 합니다.
이러한 제품들을 사용할 때는 몇 가지 공통적인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사용 전후에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손에 묻은 약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처음부터 넓은 부위에 바르지 말고 국소 부위에 적은 양을 발라 24시간 동안 피부과민 반응이 일어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사용 후에는 뚜껑을 잘 닫아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한 통을 여러 번 사용하는 만큼 용기 안에 땀 등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약사와 충분한 상담은 기본
약국 피부관리템이 인기를 끄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검증된 성분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 이면에는 개인의 피부 상태는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사용하려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들은 엄연히 일반의약품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약사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제품을 선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