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햇빛을 통해 주는 선물
우리 사회에서는 ‘미백’이 아름다움으로 통한다. 최근에는 검게 그을린 피부도 매력적으로 보지만,
아직까지는 새하얀 피부를 미의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외선 차단 기능 화장품이나 미백 효과가 있는 약품이
각광을 받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자외선을 차단하거나 하루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면 비타민 D 부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글 김아영 세브란스병원 임상 약국 약사
질병관리청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의 93%가 비타민 D 부족이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만성 피로와 우울증, 골다공증 외에 수면장애, 감기, 비만, 충치, 관절염, 치매, 당뇨, 심근경색, 고혈압, 각종 암, 만성 알레르기, 피부질환, 만성 두통, 이석증, 신장질환 등에 노출될 수 있다. 비타민 D의 역할이 이렇게 중요한 반면, 식품을 통한 보충은 쉽지 않아 비타민 D가 많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더라도 필요량을 충족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비타민 D를 어떻게 보충할 수 있을까?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햇빛, 즉 자외선을 충분히 쬐는 것이다. 자외선을 쬐면 피부에서 비타민 D가 생성된다. 자외선 지수가 낮은 날 야외로 나가 산책 등을 통해 비타민 D를 보충하길 권한다.
비타민 D란?
비타민 D는 햇빛 노출에 의한 피부 생합성과 생선, 달걀, 유제품 등의 식품 섭취를 통해 우리 몸에서 만들어진다. 7-디히드로콜레스테롤은 사람의 피부에 함유된 물질로, 자외선(UV-B)이 닿으면 비타민 D3로 전환된다. 음식이나 보충제를 통해서도 비타민 D2, D3를 보충할 수 있다. 비타민 D2는 버섯 섭취나 태양광 노출로, 비타민 D3는 육류나 생선 섭취로 획득 가능하다. 비타민 D2, D3는 활성호르몬의 전단계인 프로호르몬(pro-hormone)의 형태라 간과 신장에서 활성형으로 전환되어야 생물학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활성형 비타민 D는 뼈 건강과 관련이 깊은 칼슘과 인의 농도를 정상적으로 유지해준다. 다른 여러 비타민과 무기질, 호르몬과 함께 작용하여 뼈와 치아에의 칼슘 및 무기질 축적을 촉진해주기도 한다. 따라서 어린이에게 비타민 D가 부족할 경우 성장과 발육 지연이 나타날 수 있고, 성인은 골연화증이나 골다공증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비타민 D는 면역 기능에 작용하고 혈압과 혈당을 조절하며 지방을 분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결핍 시 면역력이 떨어지고 자가면역질환, 대사증후군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실내 활동이 많은 현대인의
부족한 비타민 D 섭취
일반적으로 비타민 D 혈중농도가 20ng/mL 이하이면 결핍 상태, 21~30ng/mL 사이이면 부족 상태, 30ng/mL 이상이면 충분 상태라고 한다. 골다공증 환자에서는 치료와 골절 예방을 위해 30ng/mL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 상당수가 비타민 결핍 또는 부족 상태에 해당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한골대사학회에서는 1일 800IU 이상의 비타민 D 섭취를 권장하지만, 남성의 경우 하루 160IU, 여성의 경우 104IU 정도만을 음식으로 보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비타민 D 보충제 사용이 가장 현실적이고 쉬운 보충 방법이 될 수 있다.
비타민 D 결핍이 의심되면 혈청 25(OH)D 측정을 권한다. 비타민 D의 혈중농도가 20ng/mL 미만일 경우에 치료 대상자가 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나와 있지 않으므로 계절에 따라 혹은 개인의 특성 및 컨디션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비타민 D 결핍 상태라도 건강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야외 활동을 늘려 비타민 D의 합성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 비만 환자의 경우 보통 체지방량이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비타민 D 권장 용량보다 3~4배 정도 높은 용량을 필요로 한다. 아이들, 특히 사춘기가 시작되는 연령에서는 골 성장이 비타민 D와 유의한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에 1,000~2,000IU 정도의 비타민 D 보충제를 매일 복용하면 좋다. 노인들은 피부의 비타민 D 합성이 많게는 70% 이상 감소되어 있다고 알려졌으며,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권장 용량보다 약간 높은 용량을 복용해야 한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발전된 사회상과 초고령사회 진입이 맞물리면서 대한민국에서 비타민 D 보충제와 주사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그간 비타민 D 결핍에 대한 연구가 많이 수행되었고, 연구 결과가 각종 광고나 방송을 통해 대중에 알려지면서 비타민 D를 보충해주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반면, 부작용이나 독성과 관련된 데이터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고령자나 골다공증의 위험이 큰 장년층에서 고용량 비타민 보충제와 주사 사용이 증가하면서 의도치 않은 독성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으며 실제로 고칼슘혈증, 신결석뿐만 아니라 연부 조직과 혈관 석회화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비타민 D 단독 복용 시에는 그런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고 용량 의존적인 부작용은 아니었다고 한다.
비타민 D 제제는 알약, 물약, 주사제 등으로 처방 가능하며 환자들의 선호도나 몸 상태를 감안하여 약제를 선택하도록 한다.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매일 800IU의 비타민 D를 경구로 보충하는 것이다. 다만 흡수장애나 경구로 복용하기 어려운 경우, 또 약제 순응도가 많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주사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 특히 질병으로 인해 비타민 D의 혈중농도가 많이 낮아진 경우, 미니탭(Mini-Tablet)제형을 이용해 혈중농도를 단시간 내에 회복할 수 있는 5,000IU의 고함량 제품도 선택지에 넣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