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건강하게
나이 들기의 첫걸음
근육 충전

건강하게 나이 들기에 근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근감소증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근육은 우리 몸의 약 40%를 차지하며 신체를 지지하고 움직임을 담당한다. 관절과 뼈를 보호하고, 노년기 낙상 예방과 건강한 삶의 질 유지에 필수인 근육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자.

정태흠 울산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근육을 몸을 움직이는 기관, 혹은 멋진 몸매를 위한 도구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근육의 극히 일부 기능만을 보는 것이다. 근육은 우리 몸의 건강 전반을 지탱하는 핵심 동력원이다. 에너지를 생성하고, 신진대사를 조율하며, 우리 몸의 면역력과 혈당 수치를 정밀하게 관리한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중요해진 시대, 근육은 노년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자연스레 감소하는 근감소증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으로 분류한 심각한 문제다. 근감소증의 그림자가 드리우기전에, 젊을 때부터 근육에 투자하는 ‘평생 근육 관리’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근육이 사라지면 건강도 무너진다

인간의 근육량은 보통 30대 후반~40대 초반부터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해, 60세 이후에는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70대의 근육량은 30~40대 전성기 대비 약 3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육의 상실은 단순히 힘이 약해지는 것을 넘어 전신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사 기능의 경고등 근육은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저장하고 사용하는 기관이다. 근육량이 줄면 포도당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곧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 또한 근육은 기초대사량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므로, 근육이 줄어들면 섭취한 칼로리가 제대로 연소되지 않아 비만, 고지혈증 등 만성 대사질환의 위험도 함께 상승한다.

뼈 건강과 움직임의 상실 근육은 뼈를 감싸고 지탱하며 적절한 자극을 주어 뼈의 밀도를 유지하게 한다. 근육이 약해지면 뼈에 가해지는 자극도 줄어들어 골다공증이 심화되고, 균형 감각 저하로 낙상 및 골절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노년층에게 낙상은 곧 장기간의 활동 제한과 근육의 추가 손실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악순환의 시작이다.

근육과 인지 기능의 연결고리 최근 연구들은 근육이 뼈, 혈관, 신경계 등 신체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특히 근육 감소가 새로운 혈관과 신경 생성을 방해해 인지 기능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근육 관리는 결국 뇌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열쇠인 셈이다.

근육의 종류와 역할

구분 역할과 기능 중요성
겉근육
(표층근육)
무거운 것을 들거나 순간적인 힘을 내는 등
큰 움직임을 담당

· 운동 능력 발휘

· 미적인 요소

심부근육
(속근육)
척추와 관절에 직접 붙어 자세 안정성과
균형을 유지하며 관절을 보호

· 관절염, 요통, 낙상 예방의 핵심

· 겉근육의 부상 방지

겉근육과 속근육,
균형 잡힌 근육 설계의 중요성

근육 관리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겉으로 드러나는 ‘알통’이나 ‘식스팩’ 같은 겉근육(표층 근육)에만 집중하기 쉽다. 하지만 평생 건강을 위해서는 몸속 깊은 곳에서 자세와 관절을 지탱하는 심부근육(속근육, 코어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겉근육만 발달하고 심부근육이 약하면, 힘을 쓸 때 관절이 불안정해지거나 겉근육에 과부하가 걸려 오히려 근골격계 통증과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튼튼한 집을 지으려면 기초 공사부터 단단해야 하듯, 우리 몸도 플랭크, 브릿지와 같이 균형을 잡고 버티는 운동을 통해 속근육부터 채워야 평생 무너지지 않는 건강을 설계할 수 있다.

젊을 때 시작하는 ‘평생 근육 적금’ 전략

근감소증 예방의 황금기는 바로 젊은 시절이다. 젊을 때 최대한 많은 근육량을 비축해두면, 나이가 들어 근육이 감소하더라도 그 속도를 늦추고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다.

근력 운동

근육 성장의 핵심 투자

근육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있어 저항 운동(근력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유산소 운동은 심폐 기능을 강화하지만, 근육량을 늘리는 것은 오직 근력 운동만이 할 수 있다.

하체 단련에 집중: 우리 몸 전체 근육의 약 3분의 2가 하체(허벅지, 엉덩이)에 몰려 있다. 스쾃, 런지, 의자 앉았다 일어서기 등 하체 운동은 전신 근육량 유지의 바로미터다.

균형 운동 병행: 특히 50대 이후부터는 낙상 예방을 위해 한 발 서기, 발뒤꿈치 들기(까치발)와 같이 균형 감각을 키우는 동작을 일상에서 자주 실천해야 한다.

규칙적인 습관: 각 주요 근육군에 대해 주 2~3회의 근력 운동을 실시하고, 세트 간 충분한 휴식(1~3분)을 취하며 근육이 회복하고 성장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영양 관리

근육 합성을 위한 필수 재료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단백질 섭취다. 근육은 끊임없이 분해되고 합성되므로, 충분한 단백질 공급이 없으면 아무리 운동해도 근육이 성장하기 어렵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 노년기에는 근육 합성을 위한 단백질 섭취 기준이 더 높아진다. 체중 1kg당 1.0~1.2g의 단백질 섭취를 권장한다(예: 체중 60kg인 경우 60~72g).

끼니마다 균형 있게: 단백질을 한 번에 몰아 먹기보다 매 끼니마다 고기, 생선, 달걀, 콩, 두부 등을 통해 균형 있게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근육 합성에 더 효과적이다.

비타민 D의 중요성: 비타민 D는 근력 강화와 뼈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므로, 햇볕을 충분히 쬐거나 필요시 영양제를 통해 보충해야 한다.

근육, 건강한 100세 시대를 여는 비밀

근육은 우리가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평생의 파트너다. 젊었을 때부터 꾸준한 운동과 영양 관리를 통해 근육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은 노년기에 닥쳐올 수 있는 근감소증의 위협을 미리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건강적금’이다.

지금 바로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큰 근육을 움직이는 하체 운동을 시작하며,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을 챙기는 작은 노력이 100세 시대의 건강한 활동성을 보장해준다. 근육에 투자하는 것이 곧 미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 최고의 투자가 될 것이다.

운동과 근력의 상관관계

운동을 쉬면 근력이나 심폐지구력이 감소한다. 일주일에 5~6일 정도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은 ‘머슬 메모리’라고 부르는 근육의 기억력이 견고하다. 과거에는 사용하지 않으면 근력이 금방 소실된다고 여겼다. 깁스를 오래 한 다리나 팔이 아주 가늘어지는 현상 등을 이유로 최근까지도 근육 섬유를 이루고 유지하는 세포핵 또한 운동을 하지 않으면 감소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19년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획득한 세포핵, 즉 과거에 근력 강화 운동을 열심히 해서 얻은 근핵은 한동안 운동을 쉬거나 근육을 사용하지 못해 근육 섬유가 작아지고 위축되어도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근핵이 남아 있으면 짧은 시간의 운동만으로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2~3주간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력이 감소한다. 2017년 연구에서는 근력 강화 운동을 중지하고 2주 차부터 근력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고, 2013년 연구에서는 운동을 중지한 지 약 3주째부터 근력이 감소했다. 근력 감소는 근육량이 많을수록 더 두드러져, 2015년 연구에서는 젊고 건강한 운동선수가 약 2주간 운동을 하지 않았더니 다리 근력이 약 3분의 1이나 감소했다.

운동을 막 시작한 사람은 좀 다르다. 쉽게 말하자면 쌓아놓은 게 없으니 잃을 것도 없다. 2013년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3주간 운동한 사람은 2주간 운동을 쉬어도 근력은 거의 그대로 유지되었다. 2011년 연구에 따르면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 15주간 벤치 프레스훈련을 하던 도중 3주간 훈련을 쉬었음에도 비슷한 조건에서 15주간 쉬지 않고 훈련한 사람과 운동 효과가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