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혈관 건강을 지켜줄
천연 항산화 방패
기온이 낮아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에서 먼 혈관들을 수축시킨다.
자연스러운 생리 반응이지만 혈액순환에는 부담이 되기 때문에 날이 추워질수록 손발이 쉽게 저리고 아프며,
치질 수술을 받는 환자도 급격하게 늘어나곤 한다.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혈관, 정맥부전에 활용하기 좋은 ‘디오스민(Diosmin)’에 대해서 알아보자.
글 김민지 해솔요양병원 약사
정맥부전이란?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은 몸 구석구석을 돌며 영양소를 공급하고 찌꺼기를 받아 심장으로 되돌아간다. 이때 정맥은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보내는 통로 역할을 하며, 되돌아가는 피가 역류하지 않도록 정맥관 중간중간 판막이 존재한다.
그런데 근육의 힘이 약해져 혈액이 심장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정체되면 그 부위가 붓고 무거워진다. 이로 인해 정맥 판막까지 약해지면 결국 혈액이 역류하고, 정맥벽이 팽창하면서 통증, 부종이 동반된다.
특히 다리는 심장에서 멀고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증상이 두드러진다. 심할 경우 다리 아래쪽에 어두운 보라색 혈관이 부풀며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가 생기기도 한다. 정맥부전은 다리 외 여러 다른 혈관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항문 주변 정맥총의 울혈로 나타나는 치질에서도 흔하게 관찰된다.
디오라인 교육자료
과일 속 플라보노이드의
항산화 효능에서 유래한 디오스민
혈관을 보호하고 정맥부전을 개선하는 데 주로 활용되는 것은 항산화제로, 그중 식물성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Flavonoids)가 특히 많이 활용된다. 우리가 흔히 ‘과일이 혈관 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근거도 과일의 색과 향을 만들어내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에 있다. 해당 성분은 식물이 자외선이나 산화 스트레스, 해충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천연 항산화 방패이다.
대표적인 플라보노이드에는 헤스페리딘(Hesperidin), 퀘르세틴(Quercetin), 루틴(Rutin), 안토시아닌(Anthocyanin) 등이 있다. 이를 섭취하면 몸에서 발생하는 찌꺼기, 즉 활성산소(ROS)를 중화하여 세포 손상을 막고 염증 반응을 조절해 혈관벽을 안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디오스민은 감귤류 속껍질에 함유된 헤스페리딘에서 유래한 성분으로, 정맥과 림프 순환에 특화되도록 구조를 개선한 형태다.
소정맥부전을 개선하는
4중 작용 메커니즘
첫째, 정맥 탄력 회복
나이가 들거나 오래 서 있으면 정맥벽이 늘어지면서 혈액이 다리에 정체된다. 디오스민은 정맥 주위 평활근의 수축력을 강화해 마치 느슨해진 고무줄을 다시 팽팽하게 하듯 혈관을 조여준다. 실제로 디오스민 경구투여 후 하지정맥 조직에서 평활근 수축을 유도하는 노르에피네프린의 대사 변화가 관찰되었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혈관벽의 긴장도를 유지하고 탄력을 회복한다.
둘째, 혈관벽의 누수 방지
모세혈관은 매우 얇은 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혈관 건강이 나빠지면 혈액 속 수분과 단백질이 주변 조직으로 쉽게 새어 나가 부기를 유발한다. 디오스민은 혈관 내피세포들 사이의 결합을 단단하게 하여 이러한 누수 현상을 차단하고, 부종이 생기는 것을 근본적으로 예방한다.
셋째, 항염증 및 항산화
정맥 기능이 저하되면 프로스타글란딘, 트롬복산 같은 염증 물질들이 증가하고 활성산소로 인해 발생한 자유 라디칼이 혈관을 공격한다. 디오스민은 이러한 산화 스트레스를 낮추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감소시키며, 백혈구가 혈관 내피에 달라붙어 염증을 유발하지 않도록 한다. 이러한 항염증·항산화 작용은 혈관이 더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한다.
넷째, 림프 순환 활성화
림프계는 우리 몸의 ‘하수도 시스템’으로, 조직에 쌓인 여분의 수분과 노폐물을 배출한다. 디오스민은 림프관의 수축 빈도와 강도를 높여 배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특히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부종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
위의 네 가지 작용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정맥 압력이 높아지면 혈관에서 수분이 새어 나와 부종이 생기고 염증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데, 디오스민은 이 고리의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작용하여 악순환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
폭넓은 혈관 보호 솔루션
이러한 다층적 작용 메커니즘 덕분에 디오스민은 다양한 혈관 관련 질환에 폭넓게 활용된다.
만성 정맥부전증은 디오스민의 가장 대표적인 적응증이다. 오래 서서 일하거나 임신, 비만 등으로 다리 정맥의 판막 기능이 약해지면 혈액이 역류하고 정체되어 다리가 무겁고 아프며, 밤에 쥐가 나고 발목이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디오스민을 2~6개월 투여 후 불편한 증상들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는 임상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치질(치핵) 치료에도 중요한 보조 역할을 한다. 치핵은 항문 주변 정맥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디오스민은 항문 정맥의 긴장도를 높이고 염증을 줄여 통증과 출혈을 완화하며, 수술 후 재발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모세혈관 취약증이 있는 분들에게도 유용하다. 작은 충격에도 쉽게 멍이 들거나 피하출혈이 생기는 것은 모세혈관이 약해졌다는 신호인데, 디오스민은 혈관벽을 강화해 이러한 증상을 줄여준다.
수술이나 외상 후 부종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조직 손상 후 생기는 염증성 부종을 빠르게 감소시켜 회복 기간을 단축하고, 환자의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다.
정맥 건강을 지키기 위한 올바른
디오스민 복용법과 생활요법
디오스민은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감귤류나 블루베리를 섭취해서 얻을 수도 있지만, 섭취량 대비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매우 낮고 과일의 과도한 당분과 칼로리가 만성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의약품으로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디오스민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며 시중에는 300mg 제제가 많다. 300~600mg을 하루 1~2회 복용하면 되는데, 치질이나 하지정맥류 증상이 늦은 오후부터 저녁 시간대에 심해지는 점을 고려하여 점심·저녁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증상이 재발하거나 약효를 높여야 하면 1일 1,200~1,800mg까지 증량하여 복용할 수도 있다.
부작용으로는 위장장애나 두통, 피부 발진이 드물게 보고된 바 있으며, 위장장애 예방을 위해서 식후복용이 권장된다. 특히 위장이 약하고 연하곤란이 있는 경우에는 액상이나 차 형태의 분말을 고려해볼 만하다.
또한 플라보노이드에 과민한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며, 과민반응이 지속되면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의와 상담한다. 임산부의 경우에는 임신 초기 3개월은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약을 복용하면서 평소 생활습관도 교정하면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오래 서 있어야 하거나 활동량이 많다면 몇 시간 간격으로 다리를 마사지하거나 스트레칭하고, 압박스타킹을 활용하여 혈액이 너무 오래 고여 있지 않도록 해준다. 휴식이나 취침 시에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주는 것이 좋다. 아울러 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 혈관의 부담을 줄여주면서 탄력성을 회복하고 정맥 환류를 개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