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비타민 D
햇빛과 건강 사이의
연결고리

비타민 D는 햇빛에 의해 생산되는 비타민이다. 20세기 초 처음 비타민 D가 발견되었을 당시에는 지용성 비타민의 한 종류로만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프로호르몬(prohormone)으로서 다양한 역할들이 밝혀지고 있다. 비타민 D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자.

김경숙 나우보건연구소 소장·
연성대학교 겸임교수

비타민 D의 발견

1919년 햇빛을 차단한 실내에서 사육한 개는 뼈가 약해져 골연화증에 걸리는데, 대구 간유를 먹이면 낫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22년 골연화증 치유 효과가 비타민 A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구의 간유 중 비타민 A를 제거 후 개에게 먹였으나 치료 효과가 그대로 나타났다. 같은 해, 미국의 영양학자 맥컬럼이 이 치유 물질을 비타민 D라고 이름지었다.

이후 다른 학자들에 의해 일부 식품에 자외선을 쬐면 비타민 D가 활성화된다는 것, 그리고 사람이 일광욕을 하면 피부조직의 콜레스테롤이 비타민 D로 바뀐다는 것도 밝혀졌다. 그런데 식품과 사람의 비타민 D화학구조가 조금 다르게 나타나 여러 논의 끝에 ergocalciferol(비타민 D₂), cholecalciferol(비타민 D₃)이라고 다시 이름 짓게 되었다.

사람의 피부에서 콜레스테롤 생합성 과정의 중간체인 프로비타민 D₃(7-dehydrocholesterol)가 햇빛의 자외선에 의해 Previtamin D₃로 되고, 그다음 체온에 의한 열 이성화 과정을 통해 비타민 D₃(cholecalciferol)가 만들어진다. 비타민 D₂, 비타민 D₃ 둘 다 인공 합성이 가능하여 건강기능식품, 강화식품에 사용되며, 현재는 이 두 개의 비타민 합산량을 비타민 D 섭취량으로 본다.

비타민 D의 주요 기능

비타민 D의 주요 기능은 의존성 단백질 작용을 통해 장관이나 간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촉진, 골격의 무기질화에 필요한 혈중 칼슘과 인농도를 유지하는 기능이다. 따라서 비타민 D 부족 및 결핍 시 골격 건강이 악화된다. 소아에서는 구루병, 성인에서는 골연화증 및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아지며, 노인 등 취약 인구에서는 낙상 및 신체 기능 약화의 위험인자가 된다.

이와 같은 전형적인 근골격계 효과뿐 아니라 최근에는 비타민 D가 암, 심혈관계 질환, 고혈압, 당뇨, 대사증후군 등에 대한 보호 효과와 같은 비전형적인 작용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타민 D 부족 현상

우리나라는 위도상 햇빛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실내 중심 생활패턴, 자외선 차단제 상시 사용, 피부 노출을 꺼리는 문화, 비타민 D 함유 식품 섭취 부족 등으로 많은 사람이 비타민 D가 결핍되거나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실내 활동이 많은 아동·청소년·직장인·노년층에서 결핍이 두드러진다.

하루 20~40분의 일광욕은 피부에 홍반을 발생시키지 않으면서도 비타민 D 합성이 가능한 시간으로 제시된다. 우리나라의 지역 및 계절에 따른 자외선량과 비타민 D 합성을 위한 시간은 다음과 같다. 청정지역은 봄 15분, 여름 12분, 가을 18분, 겨울 37분이고, 오염지역은 각각 16분, 16분, 24분, 37분이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 없이 일광욕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에 실제 햇빛에서 비타민 D를 공급받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반대로 태양 광선에 과하게 노출되어도 피부에서 다시 비활성화되거나 활성형의 생성을 억제하는 대사경로가 존재하므로 독성이 생기지 않는다.

호르몬처럼 작용하는 비타민(prohormone)

우리는 흔히 비타민을 음식으로 섭취하는 영양소로 이해하지만 비타민 D는 예외이다. 햇빛(UVB)을 받으면 피부 속 7-dehydrocholesterol이 즉시 previtamin D₃로 바뀌고, 체온만으로도 자연스럽게 vitamin D₃가 된다.

이런 독특한 경로를 통해 만들어진 비타민 D는 간에서 25-하이드록시 비타민 D₃(25(OH)D₃)로 전환되고, 신장에서 활성형인 1,25-다이하이드록시비타민 D₃(1,25(OH)₂D₃, 칼시트리올)가 된다. 이 활성형 비타민 D₃는 건강한 사람의 혈액에 항상 일정한 농도로 유지되며, 칼슘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의 기능을 하는데 다음의 세 가지 작용으로 칼슘 대사를 지휘한다.

• 소장 중 십이지장, 공장에서 칼슘의 흡수를 촉진하고,

• 부갑상샘호르몬(PTH)과 함께 뼈에서 칼슘을 나오게 하며,

• 부갑상샘호르몬과 함께 신장의 원위세뇨관에서 칼슘이 재흡수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 세 가지 축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성장기에는 구루병, 성인기에는 골연화증, 이후에는 골다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 D가 결핍되면 혈중 칼슘 이온 농도가 떨어지고, 그 결과 혈중 부갑상샘호르몬의 농도가 상승하므로 혈중 부갑상샘호르몬 농도도 비타민 D 결핍을 나타내는 유효한 지표다. 비타민 D는 먹을 수도 있고, 몸속에서 합성도 되며, 작용 방식은 호르몬에 가깝다. 이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비타민 D를 ‘프로호르몬’ 또는 ‘내인성 호르몬 시스템의 일부’로 바라본다.

활성형의 경우 혈중 농도가 항상 일정하게 조절되기 때문에 실제 영양상태는 25(OH)D로 평가한다. 그러나 비만인의 경우 지방조직에 비타민 D가 축적되면서 혈액에서 부족해도 방출되지 않는 현상 때문에 비만인은 정상 체중인보다 더 많은 양의 비타민 D가 필요하다는 보고가 있다.

근육 기능과 낙상 예방에도 중요

근육은 단백질 보충과 운동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세포 안의 칼슘 이동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수축·이완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비타민 D가 바로 이 칼슘 조절에 관여한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서 하루 800~1,000IU의 비타민 D를 보충하면 낙상 위험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다. 근육의 민첩성, 균형 감각과도 관련이 비타민 D는 고령 인구에서 중요성이 더욱 크다. 단순히 뼈를 보호하는 수준을 넘어, 일상생활의 안전과 직결되는 영역까지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항암 효과가 있을까?

항염 효과, 면역 조절, 항암 가능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부 역학 연구에서 낮은 비타민 D 농도와 여러 만성질환의 위험 증가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아 비타민 D가 부족해서 질병이 생기는지, 질병이 생겨 활동량 감소로 햇빛 노출이 감소하는지, 혹은 다른 요인이 개입하는지 단정하기 어렵다.

현대인의 필수 영양소

비타민 D는 가끔 챙기면 좋은 영양소가 아니라 ‘현대인이 반드시 의식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필수 항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삶의 질과 장기적인 건강을 고려하여 비타민 D 관리에 더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