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제거와 미용
두 마리 토끼 잡는
모즈 미세그래픽 수술
인구 고령화와 레저 활동 증가에 따라 피부암 환자도 늘고 있다.
이에 미용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얼굴 부위 수술에 적합한 모즈 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정상 피부는 최대한 보존하면서 병변을 제거하는 데 탁월하여 국제 표준으로 인정받은
모즈 수술에 대해 알아보았다.
글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66세 여성 이 씨는 최근 오른쪽 눈 안쪽으로 눈꺼풀이 접히는 부위에 검은 점이 생겼다. 이상하게 여겨 피부과를 찾은 결과, 나이 들어 생기는 검버섯과 달리 색깔과 모양이 지저분하여 피부암 같다는 소견을 들었다. 검버섯은 주로 햇볕 노출이 많은 얼굴 외곽 쪽에 잘 생긴다.
대학병원 피부과에 가서 피부암 의심 부위를 조직검사 한 결과, 기저세포암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는 가장 흔한 피부암 유형이다.
기저세포암을 완전히 치료하려면 주변 피부도 광범위하게 제거해야 한다. 그런데 이 사례처럼 피부암 위치가 눈에 가까우면 수술 후 눈꺼풀 기능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고, 미용적으로도 보기좋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씨는 피부암만 깔끔하게 떼어낼 수 있었고, 수술 흉터도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로 치료를 끝냈다. 피부암 정밀수술에 쓰이는 모즈 미세그래픽 수술 덕분이다.
모즈 수술로 불리는 이 수술은 피부암 절제 과정에서 암세포 잔존 여부를 현미경으로 보고,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된 것을 확인한 뒤 치료를 마무리 짓는다. 피부암 완치율이 가장 높은 수술법이기도 하다.
정상 조직을 보존하는 수술
모즈 수술은 다음처럼 진행된다. 먼저 피부암 부위를 국소마취제로 마취하고, 일단 눈으로 보이는 피부암을 떼어낸다. 이 단계는 원래 하던 방식이기에 20~30분 내 비교적 빨리 끝난다. 이후 떼어낸 피부암 조직을 순간적으로 얼려서 얇은 냉동 절편을 만든다. 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암을 마지막으로 제거한 자리에 암세포가 남아있는지 확인한다.
암세포가 남아 있으면, 암 조직 분포 지도를 그리고, 암세포가 있는 쪽을 추가로 더 절제해나간다. 잔존 피부암을 얇게 포를 뜨듯 잘라내는 식이어서 피부암을 통째로 제거하는 전통적인 수술법보다 정상 조직을 많이 보존할 수 있다.
추가로 떼어낸 조직도 냉동 절편으로 만들고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병리과에서 암세포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그렇게 암세포 뿌리까지 들어가서 암세포가 나타나지 않을 때까지 절제를 이어간다. 암 분포 지도를 보고 피부암 뿌리 쪽만 따라가 제거하기 때문에 주변 정상 조직을 불필요하게 잘라낼 일이 없다.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한 다음에는 맨 위 피부를 봉합한다. 피부 결손이 적은 경우는 피부결에 맞춰 꿰매면 되지만, 결손이 많으면 주위의 정상피부를 끌어와 결손을 덮는다. 피부결에 맞춰 덮기에 흉터가 작다. 수술 자리 피부 결손이 광범위하면, 멀리 떨어진 피부를 일부 떼어와 결손을 덮기도 한다.
미용적 보존이 필요한 부위에 적합한 수술
모즈 수술은 암세포를 정확히 제거하기 때문에 완치율이 높고 재발률도 줄일 수 있다. 특히 정상조직을 최대한 살리는 이점이 있어 미용적으로 피부 보존이 중요한 눈, 귀, 코 주위에 생긴 피부암에 많이 시행된다. 재발한 피부암, 재발 가능성이 많은 부위에 발생한 피부암 등에도 쓰인다.
일부 피부암은 혈관, 신경 또는 연골을 따라서 깊이 들어가 보기보다 깊고 넓게 뿌리처럼 퍼져있기도 하다. 재발한 피부암은 피부 속의 흉터를 따라 깊게 퍼지기도 한다. 모즈 수술은 피부암 뿌리를 끝까지 추적하여 완전히 제거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도 유용하다.
물론 모즈 수술에도 단점은 있다. 별도 장비가 필요하고 시간이 많이 소용된다는 점이다. 수술은 대개 3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피부암 뿌리가 어느 정도 깊이 퍼졌는지는 예측이 불가해 실제 수술 시간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희귀 피부암에도 적용
최근 국내에도 피부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레저 활동 등 생활패턴의 변화, 노령 인구증가, 면역억제제 사용 환자 증가 등이 그 원인이다.
피부암은 일반적으로 광범위절제술이나 냉동치료, 방사선 등으로 치료해왔다. 하지만 재발률이 높고 피부암의 뿌리를 끝까지 추적해 제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현재는 모즈 수술이 피부암 치료에서 국제적인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피부암 클리닉은 모즈 수술을 선도적으로 시행하여 최근 5,000례를 넘겼다.
모즈 수술은 주변의 정상 피부를 최소한으로 절제하여 수술 후 흉터도 최소화한다. 따라서 피부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얼굴 부위에 최적화된 수술법이다. 특히 이전에는 피부암이 코 부위에 발생한 경우 절제 후 봉합이 난제였는데, 모즈 수술은 최소 절제 후 동양인 코 특성에 맞게 피부를 붙여서 재건하기에 흉터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이 있어 최근에는 모즈 수술이 흔한 피부암 유형인 기저세포암과 피부편평세포암뿐만 아니라 피부흑색종에도 적용된다. 융기성 피부섬유육종과 유방외파젯병, 머켈세포암 등 다양한 희귀 피부암으로도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
고령 인구가 늘고, 자외선 노출 누적이 커지면서 앞으로 피부암은 계속 늘어갈 것이다. 피부암은 대개 코·눈꺼풀·입술·귀처럼 미용도 신경 쓰고 조직을 아껴야 하는 곳에서 생긴다. 모즈 수술에 대한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
여기에 AI로 피부암 존재를 판독하는 디지털 병리가 도입되면, 수술 도중 병리로 암세포 존재 여부를 확인해가며 제거 부위를 결정하는 모즈 수술 특성상 시간이 단축되고 정확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 일부 병원에서만 시행하는 모즈 수술이 대다수 대학병원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모즈 수술의 핵심 가치는 피부암 100% 변연 확인을 통한 최소 절제다. 피부암에서 완결성과 미용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무기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