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워진 각질 장벽을
부드럽게 조절하는 성분
겨울철이면 유독 두껍게 쌓이는 하얀 각질. 열심히 때라도 밀어볼까 고민하지만
사실 각질은 쌀쌀하고 매서운 외부 자극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방어막이다. 우리의 피부는 낡은 각질은
탈락시키고 재생시키면서 이 방어막을 주기적으로 교체·보수하는데, 이 교체 속도가 균형을 잃고
낡은 각질이 과도하게 쌓이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상황을 부드럽게 해결해주는 ‘살리실산’에 대해서 알아보자.
글 김민지 해솔요양병원 약사
버드나무에서 유래해 각질 용해제로까지
살리실산(Salicylic Acid)은 버드나무 껍질에서 유래한 유기산이다. 버드나무 껍질은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때부터 통증과 염증 완화에 경험적으로 사용해 오다 19세기에 들어서서야 살리실산이 핵심 효과 물질임이 발견되었다.
이렇게 발견된 살리실산에 아세틸기를 결합하여 만들어진 아세틸살리실산은 현재까지도 소염진통제로 활발히 쓰이는 아스피린이다. 메틸기를 결합한 살리실산메틸은 국소 통증 완화를 위한 파스류에 사용된다. 살리실산 자체는 전신적인 소염진통제보다는 각질 용해 및 침투 특성을 활용한 외용제 성분으로 주로 사용된다. 살리실산의 산해리정도(pKa)는 약 3 정도로 비교적 산도가 높아 각질과 피지를 용해할 수 있고, 지용성 특성 덕분에 피부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 농도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며, 이를 활용하여 화장품부터 여드름 관리제, 티눈 치료제에 이르기까지 적용 범위가 넓다.
침투한 살리실산은 각질세포 간 결합 구조를 약화해 각질세포가 보다 쉽게 탈락하도록 돕고 케라틴 단백질의 단단한 결합을 느슨하게 하여 딱딱하고 거친 각질을 부드럽게 한다.
살리실산 농도에 따른 활용 범위
0.5% 이하
모공, 각질 관리 화장품
피부 컨디션 개선
모공 관리 목적
살리실산은 BHA(Beta Hydroxy Acid)로 자주 통칭, 친수성 AHA(Alpha Hydroxy Acid)와 함께 각질·모공 관리 화장품에 주로 사용
0.5~2%
여드름 예방, 보조치료
모공 폐쇄 완화, 피지 분비
억제, 경미한 항염 효과
모공 내부 피지 제거 및 각질 연화로 여드름 발생 예방, 면포 관리에 사용, 피부 표면의 미세한 각질을 정리해 피부결 개선
3~6%
과다각화증, 건선 등
피부 질환 치료
각질층 침투 향상
비후된 각질 제거
두꺼워진 각질층을 연화·제거. 건선 등 일부 피부질환에서 각화 부위를 부드럽게하고 인설을 줄이는 데 보조적 사용
10% 이상
티눈, 굳은살 제거와 같은
국소 치료
강력한 각질 용해 작용
선택적 조직 제거
각질 용해 작용이 매우 강함. 정상 세포 자극이나 손상 유발 가능성이 있어 패치나 좁은 영역의 국소 치료에 사용
과다각화증, 피부의 과잉 방어
반응에 대한 통합적 접근
정상 각질세포는 약 2~4주를 주기로 생성과 탈락을 반복하며 균형을 이루는데, 이 균형이 깨지고 각질이 과다하게 축적되면 과다각화증이 된다. 하중 압력을 많이 받는 발뒤꿈치와 발바닥, 마찰이 잦은 팔꿈치와 무릎에서 자주 발생한다.
과다각화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과다각화증에는 보습제와 각질 용해/연화제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매우 심하고 기존 약물에 반응이 없는 경우, 건선인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건선은 과다각화증과 마찬가지로 각질층이 두꺼워지고 인설이 발생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피부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염증 때문에 각질이 두꺼워진 것이므로 면역 조절제나 국소 스테로이드가 필요할 수 있으며, 살리실산은 보조적 치료제로써 활용된다.
과다각화증의 효과적인 관리
실내 환경
겨울철의 낮은 습도와 과도한 난방, 찬 바람은 피부 수분 증발을 촉진해 과다각화증을 악화시키므로 약 18~22℃ 정도의 실내 온도와, 40~60%의 습도를 유지한다.
목욕 습관
잦은 세정이나 알칼리성 비누 사용 역시 피부의 자연 보습 인자를 제거해 건조를 가속화하므로 목욕은 미지근한 물로 10~15분 이내로 짧게 하고, pH 5.5 내외의 약산성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욕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바르면 피부에 남은 수분을 효과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수분 섭취
하루 1.5~2L의 수분 섭취는 피부 보습 유지에 도움이 되며, 카페인과 알코올은 이뇨 작용으로 체내 수분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과도한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영양소 섭취
비타민 A는 정상적인 각질세포의 성장과 탈락에 관여하는 영양소로, 비타민 A가 풍부한 당근과 시금치 같은 녹황색 채소류, 간 등의 식품을 적절히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오메가-3 지방산은 피부 염증 완화와 장벽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비타민 E와 C도 항산화 작용을 통해 피부 세포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약물
생활요법만으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 살리실산과 같은 각질 용해제를 활용하면 피부에 많은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도 두꺼워진 각질층의 자연스러운 회복을 도울 수 있다. 여기에 우레아, 덱스판테놀을 병용하면 살리실산의 효과를 증대하면서 피부 장벽 회복과 재생을 촉진할 수 있다.
우레아(Urea)
우리 피부의 자연 보습 인자 구성성분. 각질층의 수분 함량 증대. 10% 이상 농도에서 각질 연화 효과
↓
우레아가 각질을 부드럽게하여 침투를 돕고, 살리실산이 각질을 제거한 뒤 우레아가 수분을 공급하는 상호 보완적 효과
덱스판테놀(Dexpanthenol)
비타민 B5의 전구체. 판토텐산으로 전환되어 세포 재생 촉진. 피부 장벽 강화, 수분 보유 능력 높임
↓
각질 제거 후 또는 증상이 심하거나 갈라지고 예민해진 부위의 회복과 재생 촉진, 자극 완화
살리실산 제제 사용 시 주의사항
살리실산은 일시적으로 경미한 따가움, 발적, 벗겨짐이 나타날 수 있어 처음 사용할 때는 좁은 부위에 시험적용해 과민 반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점막 및 생식기, 상처나 염증이 있는 피부에는 사용하지 않으며, 넓은 면적에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다. 각질 제거 후 피부가 햇빛에 민감해질 수 있으므로 사용중에는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도록 한다. 임신부, 수유부, 2세 미만 영유아에게는 권장되지 않으며, 아스피린 과민증이 있는 경우 살리실산에도 교차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사용을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