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콜라겐,
몸에서는 어떻게
쓰일까?
편육 한 접시에서 시작된 콜라겐 이야기는 이제 건강기능식품과 이너뷰티 시장으로까지 확장됐다. ‘먹는 콜라겐’은 피부 탄력의 해답처럼 소비되지만, 실제로 우리 몸에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역할을 할까. 콜라겐의 구조와 흡수, 기능성을 식품 과학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글 김경숙 나우보건연구소 소장·
연성대학교 겸임교수
편육에서 젤라틴까지, 콜라겐의 변신
잔칫상에 오르던 편육은 돼지 껍질을 주재료로 한 음식이다. 돼지 껍질을 한 번 끓여 지방을 긁어내고, 물을 넣어 뭉근히 끓인 뒤 양념을 섞어 냉장 보관하면 담백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의 편육이 완성된다. 오늘날에는 다소 낯선 음식이 되었지만, 최근에는 편육덮밥이나 편육냉채처럼 새로운 요리로 재해석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성분이 바로 콜라겐이다. 돼지 껍질에 풍부한 콜라겐은 가열 과정에서 삼중나선 형태의 구조가 풀리며 변성을 일으키는데, 이때 생성되는 물질을 젤라틴이라고 한다. 젤라틴은 젤리, 양갱, 푸딩, 음료 등 다양한 식품의 질감을 만드는 데 쓰이며, 오늘날 식품 가공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가공 기술의 발달은 콜라겐의 쓰임새를 더욱 넓혔다. 콜라겐은 이제 식품을 넘어 인공피부나 인공신장과 같은 의료용 소재, 의약품 캡슐 원료,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콜라겐’이라는 단어에 피부, 탄력, 저분자 같은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배경이다.
콜라겐이라는 원료, 고분자와 저분자
콜라겐은 섬유아세포가 만들어내는 섬유상 당단백질로, 동물성 단백질 가운데 가장 많이 존재한다. 아미노산 약 1,000개가 모여 가늘고 긴 폴리펩타이드 사슬을 이루고, 이 사슬 세 가닥이 새끼줄처럼 꼬여 독특한 삼중나선구조를 형성한다. 이 구조는 주로 글리신, 프롤린, 히드록시프롤린이라는 세 가지 아미노산이 반복적으로 배열되어 만들어진다.
이처럼 분자량이 큰 형태의 콜라겐을 고분자 콜라겐이라고 한다. 고분자 콜라겐은 요구르트, 젤리, 육가공식품 등에서 안정제나 증점제로 활용되며, 일반 식품 가공에 널리 이용된다.
반면, 효소를 이용해 콜라겐을 가수분해한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는 분자량이 대체로 5,000돌턴(Da) 이하로 쪼개진 상태를 말한다. 소나 돼지의 가죽, 생선 비늘과 껍질 등이 원료로 사용되며,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분자량이 작을수록 장벽을 통과하기 쉬워 흡수 속도가 빠르고 체내 이용 효율도 높아진다. 이러한 이유로 건강기능식품에서는 생체이용률을 고려해 저분자 콜라겐이 주로 사용된다.
생체이용률, 왜 저분자 콜라겐일까
콜라겐을 원료로 젤라틴과 아교가 만들어진다. 아교는 주로 소 껍질로 만들며 젤라틴보다 점도와 젤 강도가 높다. 젤라틴은 과거 민간요법에서 관절 통증 완화에 활용되었고, 아교는 한방에서 보혈, 부인병 개선, 자양강장, 면역력 증강 등을 목적으로 처방되어왔다.
하지만 현대 영양학에서 주목하는 지점은 콜라겐의 흡수 효율이다. 분자량이 큰 고분자 콜라겐은 소화 과정에서 반드시 잘게 분해되어야만 흡수가 가능하다. 반면 저분자 콜라겐은 소화·흡수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해 체내로 더 빠르게 전달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생체이용률은 저분자 콜라겐이 고분자 콜라겐보다 높다고 평가된다.
먹는 콜라겐, 정말 피부로 갈까?
콜라겐은 생선, 동물의 껍질, 고기 힘줄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그러나 콜라겐 성분을 먹는다고 해서 그 형태 그대로 피부로 이동하는 것은 생리학적으로 맞지 않다. 콜라겐은 고분자 단백질이기 때문에 위와 소장에서 소화 과정을 거쳐야 흡수된다.
소화 과정에서 콜라겐은 아미노산 또는 펩타이드 형태로 분해된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 두 개로 이루어진 다이펩타이드, 세 개로 이루어진 트라이펩타이드, 2~10개 정도의 올리고펩타이드, 10~100개의 폴리펩타이드 등으로 구분된다. 결과적으로 섭취한 콜라겐은 단일 아미노산이나 여러 아미노산이 결합된 펩타이드 형태로 흡수된다.
즉, 먹는 콜라겐은 ‘콜라겐 자체’라기보다 콜라겐 합성에 필요한 재료와 신호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과학적이다.
| 펩타이드 종류 | 아미노산 개수 |
|---|---|
| 다이펩타이드 (dipeptide) |
2개 |
| 트라이펩타이드 (tripeptide) |
3개 |
| 올리고펩타이드 (oligopeptide) |
2~10개 정도 |
| 폴리펩타이드 (polypeptide) |
10~100개 |
세포와 세포 사이를 잇는 단백질
콜라겐은 동물의 피부, 근육, 연골, 뼈, 치아를 구성하는 핵심 단백질이다. 체내 단백질 전체 무게에서 약 30%를 차지하며, 조직의 견고성과 결합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피부의 탄력 유지, 결합조직의 저항력, 세포 접착을 지탱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콜라겐은 피부 탄력 개선이나 광노화 억제 기능을 표방한 기능성 화장품에 활용되며, 헤어 화장품에서도 모발 컨디셔닝 효과를 높인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또한 머리카락, 손톱, 발톱을 강화하고 관절과 뼈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꾸준히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너뷰티 관점에서 본 콜라겐
주름은 근육의 반복적인 움직임에 의해 자연스럽게 생기지만,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피부 진피층의 섬유아세포에서 활성산소가 증가하고 콜라겐 유전자 발현은 억제된다. 동시에 콜라겐 분해 효소의 발현이 촉진되면서 피부노화가 가속화된다.
체내 콜라겐은 나이가 들수록, 자외선 노출이 많을수록 감소하며 이는 주름 형성과 피부 건조의 주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주목받는 개념이 ‘이너뷰티’다. 바르는 화장품에만 의존하기보다, 유효 성분을 먹는 방식으로 피부 관리를 병행하자는 접근이다. 콜라겐을 비롯해 히알루론산, 비타민, 유산균, 글루타티온 등이 주요 성분으로 활용된다.
| 이너뷰티 관련 구분 | 성분 |
|---|---|
| 진피층을 이루는 성분 |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콜라겐(collagen), 엘라스틴(elastin), 세라마이드(ceramide) 등 |
| 항산화제 | 비오틴, 비타민 A, C, E, 녹차 추출물, 코엔자임 Q10 등 |
건강기능식품으로서의 콜라겐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콜라겐 관련 건강기능식품은 수백 종에 이른다. 2010년 이후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 피쉬 콜라겐 펩타이드, 홍어 껍질 콜라겐 펩타이드 등 다양한 원료가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다.
콜라겐을 섭취하면 피부장벽 기능을 간접적으로 개선해 수분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히알루론산이나 세라마이드와 함께 섭취하면 시너지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연골 조직의 주요 성분이라는 점에서 관절 통증 완화와 연골 보호 측면에서도 기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먹는 콜라겐, 현명하게 선택하는 방법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는 흡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체내에서 다시 콜라겐으로 합성되려면 비타민 C, 철분, 아연 등 다양한 보조 영양소가 필요하다. 따라서 특정 성분 하나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영양 균형 관리가 중요하다.
먹는 콜라겐은 노화로 감소하는 신체 기능을 보완해주는 조력자이지, 피부 관리의 전부는 아니다.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최소 몇 주 이상 꾸준히 섭취하며 자외선 차단, 충분한 수면, 신선한 채소와 과일, 양질의 단백질 섭취 같은 생활 습관을 함께 실천해야 비로소 그 가치가 완성된다.
최근에는 구강점막을 통한 콜라겐 흡수가 장내 소화를 통한 흡수보다 빠를 수 있다는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다만 돼지 껍질이나 닭 껍질을 콜라겐 보충 목적으로 과도하게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섭취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콜라겐은 보양식처럼 특별한 날 적절히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