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과 신장을
함께 지키는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기준
선내과
선영덕 원장
당뇨병 치료는 더는 ‘혈당 수치’ 하나에 머무르지 않는다. 최근에는 심장과 신장을 함께 보호하고, 비만과 합병증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선내과 선영덕 원장을 만나 달라진 당뇨병 치료의 흐름과 환자들이 꼭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를 짚어보았다.
글 편집실 사진 송인호 영상 홍경택
최근 당뇨병 치료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과거의 당뇨병 치료는 혈당을 낮추는 것 자체가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혈당조절에 더해 심장과 신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입증된 약물들이 개발되면서 치료의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단순한 수치 관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합병증을 예방하고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혈당을 ‘얼마나 낮췄는가’보다 ‘어떤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가’를 함께 고려하는 치료가 중요해졌습니다. 치료 성과 역시 단기간 수치 변화가 아닌, 장기적인 생존율과 합병증 발생 감소로 평가되는 흐름입니다. 의료진이 치료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습니다.
당뇨병 치료가 심혈관·심장 질환 예방으로 확장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뇨병 환자는 대표적인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입니다. 2015년에 발표된 ‘엠파글 리플로진 아웃컴(EMPA-REG OUTCOME) 연구’는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연구는 당뇨병 치료제가 단순히 심혈관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부전 입원율과 심장 사망을 줄이며 신장 기능 저하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당뇨병 치료는 혈당 관리와 동시에 심혈관 보호 효과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기준이 재정립됐습니다. 현재 주요 진료 지침에서도 심혈관질환 동반 여부를 약물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신장 보호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도 있었나요?
대표적인 연구로 2023년에 발표된 ‘엠파 키드니(EMPA-KIDNEY) 연구’를 들 수 있습니다. 약 6,6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만성 신장병 환자에서 신장 기능 악화와 신부전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춘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이를 통해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신장질환을 동반한 환자 전반에서 치료 전략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도 의미가 큽니다.
최근 GLP-1 수용체 작용제와 SGLT2 억제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두 계열의 약물은 혈당조절 효과뿐 아니라 체중감량, 심장 보호, 신장 보호라는 복합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심부전 위험이 있거나 신장병이 동반된 고위험군 환자에게서 예후를 개선하는 효과가 확인되면서, 현재 당뇨병 치료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환자의 전반적인 대사 상태를 함께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일 목표가 아닌 다중 위험 요인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치료제와의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비만과 당뇨를 함께 치료하는 접근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비만과 당뇨를 각각 다른 질환으로 나누어 치료해왔습니다. 기존의 일부 당뇨병 치료제는 혈당을 낮추는 대신 체중이 증가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최근 치료제들은 체중을 줄이면서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심장과 신장까지 보호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치료로 여러 위험 요인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비만 자체가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인 만큼, 근본적인 위험 요인을 함께 다루는 치료가 중요해졌습니다.
인슐린 치료에 대한 접근 방식도 달라지고 있나요?
당뇨병이 오래 진행되면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 옵니다. 다만 최근에는 체중증가 부담이 적고 혈당조절 효과가 뛰어난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인슐린은 초기 혈당이 매우 높거나 케톤산증 등 응급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인슐린 사용을 줄이고, 환자의 생활 패턴을 고려한 단계적 접근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는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장기적인 체중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개인맞춤형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혈당 상태와 체중, 동반 질환 여부, 약물의 부작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심혈관질환이나 신장질환, 간 기능 이상이 있는지에 따라 적절한 약물 선택이 달라지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 전략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같은 당뇨병이라도 환자마다 치료 목표와 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습니다.
연령대별 치료에서 특히 유의할 점이 있을까요?
젊은 층에서는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이 늘고 있어 체중 관리와 혈당 조절을 동시에 고려한 치료가 효과적입니다. 반면 고령 환자에서는 저혈압, 탈수, 근감소증 등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더욱 신중하게 약물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때는 연령뿐 아니라 생활 환경과 자가 관리 능력까지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생활 습관 관리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식단 관리가 핵심입니다. 올리브유를 주된 지방으로 사용하고, 채소·과일·통곡물·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지중해식 식단을 권장합니다. 여기에 주 5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면 혈당과 체중, 심혈관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무리한 식이 제한보다는 지속가능한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병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면 심장과 신장 합병증 위험이 커지지만, 최근에는 이를 늦추고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혈당만 관리하는 시대를 넘어, 심장과 신장을 함께 지키며 오랫동안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며 자신에게 맞는 치료 방향을 찾는다면, 당뇨병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입니다. 치료를 미루기보다 조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향후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건강을 위해 지키는 나의 루틴
등산과 걷기
몇 년 전까지 주말에 장시간 등산을 즐겼습니다. 현재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오래 걷기 덕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도 주 4시간 이상 걷기와 골프 연습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지만, 장시간 걸었던 등산만큼은 못한 것 같아서 조만간 다시 등산을 시작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