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ine

기관지확장제와 흡입제
올바른 사용법과 이해

기관지확장제는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 흔히 접하는 약 중 하나입니다. 이는 좁아진 기관지를 넓혀줘서 숨쉬기 편하게 해줍니다. 호흡곤란이 나타날 때 수시로 사용하거나, 일정한 시간대에 규칙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기관지확장제는 먹는 약, 붙이는 패치제, 들이마시는 흡입제로 나와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흡입제에 대해 알아봅니다.

정희진 울산대학교병원 약제팀 약사

흡입제는 그 특성상 전용 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개인에 따라 사용을 어려워하거나 불편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먹는 약이 편한데 왜 이걸 쓰게 하냐며 항의하는 분들도 있죠. 먹는 약은 장에서 흡수되어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다가 그 중 일부만 기관지에 갑니다. 반면 약을 흡입하면 기관지에 직접 도달합니다.

실제로 같은 성분을 먹는 약과 흡입제로 사용하는 경우를 보면, 한 번에 먹는 양보다 한 번에 흡입하는 양이 훨씬 적습니다. 또한 먹는 약은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퍼져 기관지 외 다른 부분에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흡입제는 기관지에만 집중적으로 작용하고 혈액으로 흡수되는 양이 매우 적어 기관지 외 다른 신체 기관에 미치는 영향이 적습니다. 마치 피부에 상처가 났을 때 약을 먹는 것보다는 약을 바르는 것이 빠르고 효과적인 것과 같습니다.

성분명으로 구분하는 기관지확장제

흡입할 수 있게 만들어진 기관지확장제 성분에는 베타 작용제와 항콜린성이 있습니다. 이는 약 이름 근처에 조그맣게 쓰여 있는 약 성분 이름을 보면 구분할 수 있습니다.

베타 작용제

성분 이름이 ‘몰’이나 ‘롤’로 끝납니다. 기관지를 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항콜린성

성분 이름이 ‘퓸’, ‘움’이나 ‘늄’으로 끝납니다. 기관지를 수축하는 신호를 막아 기관지를 확장합니다.

효과의 지속 시간에 따른 분류

기관지확장제 중에는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짧게 끝나는 것과, 효과가 느리게 나타나고 오래 지속되는 것이 있습니다.

응급 상황 시 사용하는 ‘속효성’

전자의 대표적인 예는 성분명 살부타몰(salbutamol) 또는 알부테롤(albuterol)이며, 제품명은 벤토린 에보할러입니다. 갑자기 호흡곤란이 나타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한 번 흡입 후 효과가 없으면 5분 후 한번 더 흡입할 수 있습니다. 만약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르기 전처럼 특정 상황에서 매번 호흡이 곤란하다면, 10~15분 전에 미리 흡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루에 총 8회까지 사용할 수 있고 오래 작용하는 약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횟수가 늘어난다면 질병이 악화되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주치의에게 알려야 합니다.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지속성’

지속성이 있는 제품은 증상이 나타날 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사용합니다. 하루에 1회 혹은 2회만 사용해도 하루 종일 효과가 지속되며 식사와 상관없이 일정한 시간대에 흡입합니다. 벤토린을 제외한 대부분의 흡입제가 이에 속합니다.

흡입기 종류별 특징과 올바른 사용법

기관지확장제가 들어 있는 흡입기는 네뷸라이저, 정량 분무식 흡입기, 건조 분말 흡입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네뷸라이저(Nebulizer)

액체로 된 약을 기계에 넣어 연기처럼 분무합니다.

마우스피스나 마스크를 쓰고 자연스럽게 숨을 쉬면 분무된 약을 마실 수 있어 흡입력이 약하거나 흡입하는 시점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에 사용합니다.

전용 기계가 필요하며, 휴대용 제품도 다른 종류의 흡입기에 비하면 크고 무겁습니다. 또한 사용 시간이 5분에서 10분 정도로 다른 흡입기에 비해 길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기계를 잘못 관리하면 그 자체가 오염될 수 있어 사용 후 모든 기구를 매일 세척하는 등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2. 정량 분무식 흡입기(MDI)

기구를 한 번 누르면 한 번에 마셔야 할 만큼의 약물이 가스처럼 분무되는 흡입기입니다.

흡입기 뚜껑을 열고 L(엘)자 형태로 똑바로 세우고, 위아래로 여러 번 세게 흔듭니다. 가스버너에 부탄가스를 넣기 직전에 흔드는 것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새 흡입기이거나 2주 이상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공중에 두세 번 분사해보고 사용합니다.

숨을 천천히 ‘후’ 하고 내쉽니다. 이때 흡입기 구멍 안에 숨을 내쉬면 약이 습해질 수 있으니 고개를 돌려 다른 방향으로 숨을 내쉬어야 해요.

흡입구를 빈틈없이 입술로 감싸 물고, 흡입기를 눌러 약이 분사되는 동시에 들이마십니다. 입으로 문 채 흡입기를 누르고 그와 동시에 흡입해야 약 가스를 정량대로 모두 흡입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하기 힘들다면 보조 기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빨대로 음료를 마시는 기분으로 천천히 깊게 약 5초간 들이마십니다. 너무 빠르고 세게 흡입하면 오히려 폐까지 약이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흡입하고 나서 숨을 10초 정도 참은 후 입은 닫고 코로 천천히 숨을 내쉽니다. 지나치게 오래 참으면 입으로 가쁘게 내쉬게 되어 오히려 약이 잘 흡수되지 않습니다.

연속으로 두 번 흡입해야 하는 경우에는 1분 이상 기다린 후 한 번 더 흡입합니다. 사용 후에는 침이 묻은 부분을 잘 닦아 한 달간 깨끗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3. 건조 분말 흡입기(DPI)

기구를 한 번 누르거나 밀면 약물이 가루 상태로 준비됩니다.

기구를 조작해도 약이 가만히 있기 때문에 누르는 것과 동시에 흡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약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기계 안에 있기 때문에, 세게 들이마셔야 약을 제대로 흡입할 수 있습니다. 약 가루는 한 번 마셔야 할 양만큼만 준비되므로 세게 마신다고 약을 더 많이 마시게 되지는 않습니다.

온브리즈, 스피리바, 조터나는 캡슐이 함께 있습니다. 캡슐은 드시면 안 되고, 흡입기에 넣어 캡슐에 구멍을 내 그 속에 있는 약 가루만 흡입해야 합니다. 흡입 전 숨 내쉬기와 흡입 후 숨 참기는 정량 분무식 흡입기와 같습니다.

기관지확장제는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약물입니다. 하지만 흡입제는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해야 효과적으로 폐와 기도에 전달되어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에게 충분히 교육받아 사용법을 잘 숙지하면 증상 조절에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